[안미령 · 이정운 변호사와 떠나는 IT법 여행]②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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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김앤장법률사무소 안미령·이정운 변호사입니다. 이번달에는 뉴미디어의 한 영역으로 등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NS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바꾸는 한편, 매스미디어와 일상생활에서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란 일반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정보공유, 인맥관리, 자기표현 등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형성·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를 둘러싸고 저작권, 게임사전등급심의, 해킹 등 다양한 법률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SNS에서 특별히 문제될 수 있는 법률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법·제도 개선과 아울러 이용자들의 자발적 자정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키워드:SNS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

 

 <사례1>X회사 인사담당자인 A 과장은 이번 하반기 정기채용에 지원한 B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그동안 B가 SNS에 게시한 글을 살펴봤다. A 과장은 B가 건강이 좋지 않아 작년에 수술을 한 사실을 알게 됐고, B를 합격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들었다.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통망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법률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와 그 이용자 간의 관계를 전제로 만들어진 법이다. 이 때문에 SNS 이용자 간의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대해서는 기존 법률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례1>의 A 과장이 B의 SNS에서 B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B로부터 별도 동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는 해당 SNS의 이용약관, 게시물 게시 당시 공개범위, 게시물을 확인하게 된 경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나, 판단이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기존 법체계를 통해 SNS를 규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EU의 경우 개인정보에 관한 법제(Data Protection Directive 95/46/EC)의 기본 구조가 SNS 규율에 적절치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SNS 이용자에 대해서는 기존 법률상 개인정보 수집자의 지위를 부정하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러다 보니 각국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정이나 홍보 캠페인 등을 통해 자발적인 개인정보 보호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SNS 개인정보보호수칙’을 제정해 SNS사업자와 이용자들에게 개인정보 보호에 유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용자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다른 이용자에게 공개된 개인정보를 법이 어느 정도까지 보호해야 할 것인지는 쉽지 않은 문제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SNS 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사업자와 이용자의 자발적인 주의와 권리보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키워드:SNS와 선거

 <사례2>C 군은 얼마 남지 않은 Y시 시장선거에 참여해 투표할 것을 권유하는 글을 SNS에 게재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위법행위에 해당할까.

 

 올해 초 튀니지나 이집트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은 ‘페이스북 혁명’ 또는 ‘트위터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SNS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이처럼 SNS는 이제 사회, 정치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행동의 새로운 방식은 기존 우리 법·제도에 쉽게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트위터를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표시하는 것이 현행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93조는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밖에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54조는 선거운동기간 전에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방법 이외의 정보통신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SNS는 의사전달의 성질이나 기능을 가진 매체로서 위 규정 중 “그밖의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은 공직선거법 제93조가 휴대폰 문자메시지 전송을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는 것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2009.5.28.2007헌바24)과 그 궤를 같이한다. 따라서 <사례2>의 경우처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게재하고 투표를 독려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로 해석되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선거비용 규제를 통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규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블로그 언론활동에 대해서는 그로 인한 비용을 선거와 관련된 기부나 지출에 포함시키지 않는 이른바 미디어면제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작년 4월에 실시된 총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 유권자들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디지털선거의 원년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반면에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문서도화의 배포’ 형태로 이뤄지는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나 전자메일을 통해 이뤄지는 선거운동이 이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키워드:SNS와 명예훼손

 

 <사례3>D 양은 평소 좋아하던 영화배우 E가 여가수 F와 사귄다는 소식을 듣고, 속이 상해 여가수 F의 영문 이니셜을 이용해 SNS 계정을 만들고, 프로필에 F의 사진을 게재해 마치 F의 실제 계정인 것처럼 가장한 후 그동안 F에 관한 악성루머가 모두 다 사실이고 이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 D 양의 이 같은 행위를 연예인 퍼블리시티권 침해와 명예훼손 여부 관점에서 살펴보자.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 기습폭우로 인한 피해상황이 SNS로 신속히 전달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매체의 긍정적인 기능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미 경험했듯이 전파성이 강한 매체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명예훼손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실제로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나 타인의 명예훼손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도 지게 된다.

 특히 유명인의 가짜 SNS 계정을 만들어 마치 그 사람인 것처럼 글을 게시함으로써 해당 유명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감독인 토니 라 루사(Tony La Russa)가 자신을 사칭하는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글들로 인해서 자신의 명예와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

 <사례3>의 경우 F를 사칭한 계정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니므로 퍼블리시티권이 직접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러한 행위는 F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D는 이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영국 지방의회 의원과 공무원들이 트윗 글로 인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트위터 본사를 상대로 해당 트윗을 올린 사람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이러한 청구를 받아들여 게시자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SNS가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만큼이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책임의식과 자정노력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용어해설

 퍼블리시티권=일반적으로 성명, 초상 등이 갖는 경제적 이익 내지 가치를 상업적으로 사용·통제하거나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권리라고 설명된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이러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11.28.선고 2007가합2393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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