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선점 효과 이어갈까
LG화학이 독점하던 3D TV용 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FPR) 필름 시장이 내년 국내외 소재업체들이 참가하는 다자간 경쟁 구도로 바뀐다. FPR 필름시장이 다자간 경쟁구도로 바뀌면서 관련 3D TV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우화인켐·다이니폰프린팅(DNP) 등 국내외 소재 업체는 최근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FPR 방식의 3D TV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FPR 필름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비접촉 롤 마이크로 패터닝’ 방식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3D TV의 필수 소재다. 유리에 편광 패턴을 새기는 ‘셔터 글라스’ 방식보다 저렴하며 얇고 가볍다.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와 중국 TV 업체에 공급하는 3D LCD 패널 FRP 필름은 모두 LG화학이 독점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국내 자회사인 동우화인켐(대표 김상윤)은 독자 공정 기술을 개발, 연말부터 FPR 필름을 양산하기로 했다. 당초 내년 1분기로 예상했던 양산 시기를 앞당겼다. 생산 초기에는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DNP는 현재 LCD 편광판 시장 선두권 업체인 닛토덴코와 함께 3D TV용 FPR 필름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양산한다. 양산에 성공하면 LG디스플레이를 통해 LG전자 3D TV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전자도 LG화학에만 의존했던 FPR 필름을 일부 내재화하기 위해 올 초 직접 FPR 필름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LG화학이 독식했던 3D TV용 FPR 필름 시장에 후발 주자들이 속속 가세하는 것은 전반적인 TV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3D TV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LG전자를 비롯해 FPR 방식의 3D TV 업체들은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000만장 이상의 FPR 필름을 출하하며 관련 매출액도 배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최근 공급 부족 현상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1호 FPR 전용 라인에 이어 서둘러 2·3기 생산 라인 증설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조만간 거대 후발 주자들이 가세하면서 FPR 필름 시장도 내년이면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전개될 전망이다. 공급량이 늘어나며 가격도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화학의 시장 지배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필름 업계 관계자는 “FPR 진영을 이끌고 있는 LG전자·LG디스플레이가 핵심 소재인 필름 구매처를 조기 다변화하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LG화학으로선 기선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