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목표 연 4% 준수 난망
원화 가치가 최근 두 달 새 달러화에 대해 12% 절하되면서 절하율이 세계 주요 21개국 통화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한국은행이 물가 목표인 연 4.0%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6일 현재 1,195.80원으로 두 달 전인 7월26일의 1,051.10원에 비해 12.1% 절하됐다.
두 달간 달러화 대비 절하율은 원화가 한은 ECOS에 등재된 주요 21개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절하율은 6.3%로 원화 절하율의 절반 수준이며, 영국파운드의 절하율은 5.2%를 기록했다.
아시아 통화 중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는 각각 2.2%와 0.9% 절상됐으며, 홍콩달러는 0.1% 절하되는데 그쳤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태국 바트는 2.9%와 3.8% 절하됐으며, 싱가포르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깃은 6.8%와 6.1% 절하됐다.
한국 원화를 제외하고 절하율이 10%를 넘은 통화는 호주달러(10.4%)와 뉴질랜드달러(11.2%), 스위스 프랑(11.0%) 등 3개 통화였다.
원화의 절하율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한국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외화 유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국가 중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비교적 발달해 있어 투기적인 거래가 활발한 점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서울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쏠림 현상도 심한 편"이라며 "최근 한국이 아닌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투자한 외국인도 원·달러 NDF 시장을 활용해 환위험 헤지 거래를 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달 새 원화 절하율이 10%를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거시계량모형을 통해 조사한 결과로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0.8%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4.5%를 기록하고 있어 연평균 4.0% 달성을 위해서는 이달부터 넉 달간 평균 3.5% 이내여야 하지만,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최근 올해 물가목표치 4.0%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최근 소폭 내렸지만, 전세 가격과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에 연 4% 물가 목표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경제지표가 좋은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표> 주요국 통화 달러 대비 절상률
┌────────────────┬─────┬──────┬───────┐
│ │ 07/26 │ 09/26 │ 절상률 │
├────────────────┼─────┼──────┼───────┤
│한국원/달러 │ 1051.1 │ 1195.8 │ -12.1% │
├────────────────┼─────┼──────┼───────┤
│일본엔/달러 │ 78.27500 │ 76.61500 │ 2.2% │
├────────────────┼─────┼──────┼───────┤
│중국위안/달러 │ 6.44480 │ 6.38800 │ 0.9% │
├────────────────┼─────┼──────┼───────┤
│홍콩달러/달러 │ 7.79200 │ 7.80250 │ -0.1% │
├────────────────┼─────┼──────┼───────┤
│싱가폴달러/달러 │ 1.20770 │ 1.29550 │ -6.8% │
├────────────────┼─────┼──────┼───────┤
│말레이시아링깃/달러 │ 2.97300 │ 3.16600 │ -6.1% │
├────────────────┼─────┼──────┼───────┤
│태국바트/달러 │ 29.75500 │ 30.91500 │ -3.8% │
├────────────────┼─────┼──────┼───────┤
│인도네시아루피아/달러 │ 8,523.00 │ 8,780.00 │ -2.9% │
├────────────────┼─────┼──────┼───────┤
│사우디아라비아리알/달러 │ 3.75020 │ 3.75050 │ -0.0% │
├────────────────┼─────┼──────┼───────┤
│쿠웨이트디나르/달러 │ 0.27350 │ 0.27690 │ -1.2% │
├────────────────┼─────┼──────┼───────┤
│바레인디나르/달러 │ 0.37700 │ 0.37700 │ 0.0% │
├────────────────┼─────┼──────┼───────┤
│아랍에미리트 더히람/달러 │ 3.67320 │ 3.67300 │ 0.0% │
├────────────────┼─────┼──────┼───────┤
│캐나다달러/달러 │ 0.94720 │ 1.02740 │ -7.8% │
├────────────────┼─────┼──────┼───────┤
│스위스프랑/달러 │ 0.80560 │ 0.90500 │ -11.0% │
├────────────────┼─────┼──────┼───────┤
│스웨덴크로네/달러 │ 6.33270 │ 6.89400 │ -8.1% │
├────────────────┼─────┼──────┼───────┤
│덴마크크로네/달러 │ 5.18570 │ 5.50210 │ -5.8% │
├────────────────┼─────┼──────┼───────┤
│노르웨이크로네/달러 │ 5.41580 │ 5.82210 │ -7.0% │
├────────────────┼─────┼──────┼───────┤
│달러/유로 │ 1.43730 │ 1.35260 │ -6.3% │
├────────────────┼─────┼──────┼───────┤
│달러/영국파운드 │ 1.62800 │ 1.54740 │ -5.2% │
├────────────────┼─────┼──────┼───────┤
│달러/뉴질랜드달러 │ 0.86270 │ 0.77570 │ -11.2% │
├────────────────┼─────┼──────┼───────┤
│달러/호주달러 │ 1.08490 │ 0.98280 │ -10.4% │
└────────────────┴─────┴──────┴───────┘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최상목 권한대행 부처별 긴급지시…“군, 북한 오판 없게 경계 강화”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7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8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9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
10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사업자대출 다각화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