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성능과 응용기술을 앞세운 소형풍력발전이 떠오르고 있다.
거리나 공원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소형풍력은 얼핏 큰 바람개비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발전시설이다. 도시의 미풍으로 전기를 생산해 가로등을 밝히고 주변 경관도 아름답게 해주는 대표적인 친환경 발전시스템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풍력산업은 부지가 협소하고 바람의 세기가 약한 자연 조건 등 보급 환경이 열악해 풍력 선진국에 비해 개발이 뒤처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형풍력발전은 이런 환경에도 비교적 적용이 용이해 앞으로 풍력발전 보급시장은 물론이고 수출 산업화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업계는 최근 소형풍력발전기에 특수 알루미늄으로 경량화를 실현한 블레이드를 장착, 기존 풍력발전기처럼 바람을 치지 않고 흡수해 소음 문제를 해결했다.
회전수도 수평형발전기의 5분의 1수준으로 제작되는 추세에다, 1.8m/sec 저풍속에서도 발전하기 때문에 회전수가 적어도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그만큼 소음도 적다.
소형풍력은 어느 장소에도 설치가 용이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건물 옥상뿐 아니라 비스듬한 모양의 지붕(박공지붕)에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건물 모양에 따라 미리 구조물을 만들어 올린 후 바로 발전기와 날개 구조물을 얹는 방식이기 때문에 건물 외에 교량 등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최근엔 소형풍력과 태양광을 결합한 ‘소형 하이브리드 발전기’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 최근 거리의 보안등과 어우러져 가로등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는 아직 소형풍력에 대한 수요가 낮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지형 및 기후조건이 소형풍력에 보다 적합한 만큼, 관련 시장도 조만간 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안과 달리 육지에서는 풍력이 약한 미풍이 많아 낮은 풍속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다.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가정에도 설치할 수 있는 소형풍력발전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있다.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가 실시되는 등 정부가 녹색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향후 풍력발전 산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산업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소형풍력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정부의 대표적인 사업이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주택에 설치하면 설치 기준단가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식이다. 지난해 감사원이 ‘소형풍력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 에너지관리공단은 보완조치를 통해 올 하반기에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답했다. 현재는 지원이 끊긴 상태다.
올해의 절반이 지나가지만 아직 사업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아직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정책이 완성되더라도 지경부와 감사원 승인을 거쳐 기업 모집부터 다시 해야 한다. 단기간에 사업을 재개하기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부실한 제품 보급으로 더 이상 세금을 낭비하지 않게 된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오랜 시간동안 끌어온 만큼 제대로 된 보완책이 나와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