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네트워크 업체에 자사 구매전략을 공개해 관련 수요를 촉진한다. 외산 잠식으로 침체에 빠진 국내 장비 업계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12년 상반기부터 네트워크 장비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공동 설명회를 연다. 정부와 주요 이통사들이 네트워크 업계를 대상으로 공동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렬 방통위 지능통신망팀장은 최근 열린 지능통신기업협회 콘퍼런스에서 “현재 이동통신 3사와 공동 설명회에 대한 실무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매를 전제로 한 연구개발(R&D)을 장려하고 장비유지 보수에 대한 가이드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요조사 및 설명회는 이동통신사들과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정보교류 차원에서 마련 됐다. 방통위는 과거 이동통신사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관련된 정보를 공개해 국내 업체들의 장비 개발 및 납품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방통위와 관련업계는 국산 통신장비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당장 백본망 등 코어(Core)장비 개발력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정보교류를 통해 에지(Edge)장비에서는 충분히 국산화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렬 팀장은 “미래 전략 중 하나로 국내 네트워크·통신장비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통신사업자 수요조사 및 설명회를 통해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수요를 확산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는 공동 수요조사가 정착돼 오랜 갈증이 해소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한 임원은 “통신사들과 충분히 협의한다면 맞춤형 장비의 개발은 어렵지 않다”며 특히 구매조건부연구개발(R&D)로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통신 장비의 외산 잠식 현상이 시급한 만큼 시행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은 “지금이라도 촉진 방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이지만 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정보 교류를 실시해도 (국산화 추진 전략 성공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며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