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기인 삶과 꿈]김정미 베트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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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그것을 위한 노력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명공학자로서 관심을 가지고 해 온 일은 ‘질병진단’이란 영역이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심각해질 수 있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도 가능하므로 진단 분야 연구는 앞으로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신속 정확하고 쉽게, 또 한 번에 많은 질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진단 기술과 제품 개발에 관심과 노력이 모이고 있다. 아마도 이에 가장 근접한 첫 제품이 ‘자가혈당측정기’일 것이다. 이제는 피 한 방울로 다양한 질병을 찾아낼 수 있도록 생명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광학 및 나노기술을 융합해 만든 바이오센서가 상용화 전 단계에 이르렀다. 정보통신과 결합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이화여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생물학과 역학(전염병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딴 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MIT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하는 동안 약물 부작용으로 암이 발생하는 기전에 대해 연구했다. 귀국 후엔 국립보건원에서 질병을 연구하다가 산업화에 관심이 커져 바이오 벤처로 이직했다.

 이곳에서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인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여부 및 유전형을 진단하는 유전자칩, 결핵, 장바이러스, 성병 유전질환 진단칩 등을 개발하고 산업화를 경험했다.

 그 가운데 자궁경부암 진단칩은 유전자진단칩으론 세계 최초로 식약청 허가를 받아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여성과학자로서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보람이 크다.

 이후 대기업을 거치면서 기초연구 과학자에서 기술을 실용화·사업화하는 과학자 겸 사업가가 돼 질병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 ‘베트올’을 창업했다. 베트올은 수의사가 진료 현장에서 반려동물의 질병을 즉시 검사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를 개발, 제조, 수출한다.

 신속진단키트는 임신진단키트와 마찬가지로 면역크로마토그래피 원리를 이용한다. 인체용 진단 제품은 오래 전부터 사용됐으나 동물용 진단 제품은 이제 시작 단계여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과학자로서 개발하고 상용화해야 할 제품이 무궁무진하다는 매력이 있다.

 현재 베트올은 30여종 제품을 세계 90여개국에 수출한다. 지식경제부로부터 향후 5년 안에 세계 랭킹 5위에 진입 가능한 제품과 기업임을 인정받아 ‘차세대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는 박사가 되면 대부분 학교나 국공립연구소에서 일했다. 여성과학자는 극소수여서 더 그랬다. 그러나 나는 산업계에 뛰어든 것이 자랑스럽고 기쁘다. 수출 바이오 벤처 CEO로서 글로벌 일류 동물질병 진단회사를 만들기 위해 나는 매일 가슴 설레며 회사로 향한다.

 김정미 베트올 대표 겸 연구소장 jmkim@vetall.com

 후원: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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