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6개월... 한국산 부품 몸값 크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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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동경 한국산업전 개막식 행사에서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일본 부품 기업 수준과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한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도시바 구매담당자)

 “한국 부품 거래처를 최대한 빨리 많이 만들 계획이다.”(히타치 구매담당자)

 “한국이 유리한 입지와 높은 품질, 가격경쟁력 등으로 새로운 부품 투자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닛산 구매담당자)

 오는 11일 일본 도후쿠 대지진 발생 6개월째를 맞는 가운데 일본에서 한국 부품 업체 몸값이 오르고 있다. 향후 일본 기업은 자연재앙 극복을 위해 한국을 제2의 부품 공급 소싱 기지로 삼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일본 기업의 대한국 투자는 8억91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3.5% 뛰었다.

 KOTRA는 지난 6~7일 일본 도쿄에서 연 ‘도쿄 한국산업전 2011’에 참가한 도시바·소니·닛산 등 일본 기업의 부품 구매 상담액수는 3억6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담액 1억60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일본 기업의 한국산 부품 관심도를 실감케 한다.

 이 같은 성과는 대지진 사태 이후 공급체계가 무너진 일본이 한국 부품업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주목하면서 부품 구매 투자 폭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전에 참가한 국내 부품 기업들은 과거와 달라진 한국 위상을 여실히 실감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 진양오일실 장대환 과장은 “자동차 산업은 현대차가 잘나가니까 일본도 한국 부품 품질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으며, 대지진 후 무너진 공급체계 등 상황이 더해져 한국 업체를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는 “1~2년 개발기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 진행하기로 한 납품건이 양산까지 끝나면 약 100억원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커넥터 실리콘실 업체인 태정 이태정 사장은 “한국산업전 참가는 처음인데 현장에서 바로 견적을 낸 상담건도 많았고 방문 기업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수요기업 본사 담당자들도 시종일관 한국 기업에 관심을 보였다.

 히타치 조달구매 담당자는 “히타치는 이미 한국에 지사도 있고 기존 한국 거래업체도 몇 군데 있는 만큼 한국 기술력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현재 엔고 현상을 이용해 한국 거래처를 최대한 빨리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실제로 상담해본 결과 히타치가 원하는 정보를 많이 알게 돼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도시바 조달구매 담당자도 “천재지변 이후 동일한 생산품질을 유지할 수 없어 일본 기업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한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본사 방문이 잦다”고 말했다.

 김성열 산업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전시상담회는 수출은 물론이고 공동 기술개발 등 협력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그 어느 때보다도 행사장 열기가 뜨거웠다”며 “국내 기업들에 일본 판로 개척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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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품기업 부스에 방문한 일본 수요기업 관계자들이 제품설명을 듣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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