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물도 뒷사람이 마실 것까지 생각해서 적당히 마셔야 된다. 앞사람이 너무 욕심을 내면 뒷사람에게 돌아갈 물이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장관은 당에 밀려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를 철회했다는 지적에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항은 아니며 당과 계속 협의했다”며 “당에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 협의하고 절충해 최선의 안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법개정안이 당정 갈등으로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예산안을 짜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며 “세법개정으로 많은 세수를 확보한 만큼 꼼꼼하게 세출 부문도 신경써서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기업 감세를 철회하면서 2014년에 감세하는 쪽으로 발표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다음 국회와 차기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는 점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의 세금 부담과 경쟁국의 법인세율 인하 추세 등을 볼 때 2013년 균형재정 달성 이후에는 세율을 낮춰주는 것이 좋겠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인세 중간세율 상한에 대한 당과의 이견에 대해서는 “500억원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당은 당대로 생각이 있으니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과표 2억원 초과의 중간구간을 신설했지만 상한을 두고 당 100억원, 정부 500억원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재완 장관은 “취임 후 세제개편·예산안 등 정기국회 준비와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글로벌 재정위기, 물가동향을 챙기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며 “하반기에는 G20 등 국제공조회의 준비 등으로 바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