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투자(SRI)가 녹색시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SRI란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재무지표 뿐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동시해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진보적 투자 방식이다.
1990년대에는 사회·윤리·환경을 기준으로 하는 투자가 강조됐으나 2002년 엔론, 월드콤 등에서 회계추문이 터지면서 지배구조가 윤리를 대체한 것이다. 최근에는 투자자 책임을 강조해 ‘사회에 대한 책임’에서 투자자에 대한 책임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기구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또는 세계연합(UN) 등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투자다. 환경을 위협하거나 인명을 살해하는 무기, 담배 등을 판매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업 펀드도 이 범주에 속한다.
미국 SRI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2조7110억달러로 1995년 6390억달러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EU에서는 2002년 3360억유로에 불과했던 SRI 규모가 2007년 2조6650억유로로 8배가량 늘었다.
호주는 2005년 말 135억 호주달러에서 2007년 722억 호주달러로 4배 급성장했고 일본 역시 1999년 도입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시장에 등장했으나 낮은 성과로 실패했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로 SRI펀드가 재등장했다.
국내 SRI 펀드 국민연금이 절대비중을 차지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국민연금이 운용사에 위탁해 투자하고 있는 SRI 자금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3조181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월 1조4000억원에서 1년 만에 2배 이상 불어났다. 주식형 공모 펀드로 출시된 SRI 펀드 순자산 총액은 약 1조6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이 SRI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장기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연기금 특성상 기업가치 보호가 매우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는 연금운용 장기성과에 수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SRI 펀드가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거나 야기할 소지가 있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스스로 도태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일례로 최근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시가총액이 사고 당시 한때 100조원 이상 급감했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기업지배구조나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골라 투자한 뒤 문제점을 개선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박스2 <표3> 글로벌 SRI 시장규모 (2008년 9월 기준)
유럽: 53%
미국: 39%
기타: 8
<자료 자본시장연구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