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인구 중 도시 거주자 수가 절반을 넘었다.
이런 변화는 유례없는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도시 행정가들은 보다 더 현명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대규모 도시화, 도시 인프라 부담 증가, 글로벌 경제위기, 글로벌 온난화 등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도시가 보다 스마트하게 성장해야 한다. 향후 증가할 인구 수요를 현명하게 예측해 교통, 의료, 교육, 공중안전, 에너지와 수자원 등 필수적인 도시 인프라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는 많은 문제에 직면했다.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또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할 에너지원 발굴과 지능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여기에 물 자원의 품질과 공급, 이용 개선도 시급한 문제다.
◇똑똑한 빌딩이 도시를 바꾼다=세계 국가들은 도시 인구가 늘어날수록 더 똑똑한 빌딩을 건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대다수 건물의 난방, 상하수도, 전기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빌딩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이 시민 보호, 자원 절감,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하게 된다.
건물 내 수천개 센서가 모든 움직임, 온도, 습도, 공간 사용 여부, 조명시설을 모니터링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수리하고, 비상 대응체계를 통해 필수자원으로 신속히 대응한다. 소비자 및 사업주가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를 관리하고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세계 곳곳에 건설된 몇몇 건물은 에너지 절감, 운영효율 향상, 사용자 편의 및 안전도 확대를 실현한 지능형이다.
◇물관리도 똑똑하게 하는 그린시티=현재 인구 5명 중 1명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다수 도시에서는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누수로 최대 50% 수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도시에 똑똑한 수자원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낭비되는 물을 최대 5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도시에 똑똑한 하수 시스템을 구축해 강과 호수 오염을 예방하고, 식수로 정화시킨다. 고도의 정수처리 기술로 지역별 물 재사용을 지원해 급수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도시는 보다 발전된 분석기술로 미래 발생 가능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 급수관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더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양방향 계기 및 센서가 급수와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돼 실시간 물 소비량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귀중한 자원인 물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돕는다.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승용차와 도시버스=승용차와 버스는 더 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운행 정도에 따라 1회 충전 후 수일에서 수개월간 충전이 필요 없는 새로운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다.
IBM 과학자들과 협력사는 1회 충전 시 50~100마일 속도로 300~500마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도시에서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전이 가능해져 석탄에너지 의존도도 낮아지게 된다. 이를 통해 배출가스를 줄이고, 소음공해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IBM과 덴마크 소재 에디슨리서치 컨소시엄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 전기차량을 대규모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능형 인프라스트럭처를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도시=지난 20세기에는 전력 공급망으로 값싸고 풍부한 양의 전력이 가정, 거리, 기업, 마을 및 도시에 공급되었다. 과거에는 비교적 적은 수의 대형 발전소를 이용함으로써 전력 공급시스템을 중앙집중식으로 면밀하게 관리하며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과거의 전력 공급시스템이 한 방향으로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도시 전력 공급시스템은 에너지 공급과 수요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에너지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전력 공급시스템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과정에서 많은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전력 분배를 통제하고, 전력 흐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능력과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도시들이 전력 공급시스템 효율을 5%만 더 높이면 530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정의 전력량계에서 발전소의 터빈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장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다. 실제로 인텔리전트 유틸리티시스템은 전통적인 전력 공급망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인터넷과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다. 인텔리전트 유틸리티시스템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과 같은 수천개의 친환경적 발전시설에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연결된 모든 장비에서 새로운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 데이터를 통해서 개인과 기업이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스마트 전력공급망(Smart Grid) 프로젝트는 이미 몇몇 도시에서 구현되어 소비자들이 전력 소비량을 10%정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으며 최고 전력 수요가 15%정도 줄어들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