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광주시 투자고용국장이 지난 1일 투자유치활동에 나선 중국에서 순직했다.
지난달 영국과 독일 등을 방문해 현지 기업과 투자유치 협약을 맺고 귀국한 그는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 이번 중국 투자유치 활동에 나섰다.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결국 비극을 부른 셈이다. 순직 소식이 알려지자 광주시와 첨단산단 일대는 슬픔에 잠겼다.
불과 한달여전 밤새도록 소주잔을 기울이며 광주광산업 미래를 함께 논하던 그였기에 순직 소식은 기자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사실 그의 비보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건장한 체격에 우렁찬 목소리를 자랑하는 그는 광주시의 대표적인 ‘일벌레’로 통했기 때문이다.
36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첨단산업 분야에서 일해 온 그는 평소 어려운 광주지역 경제 발전을 숙명처럼 생각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몸부림쳐 왔다.
IMF로 지역경제가 흔들리던 지난 1999년 그는 광산업 광주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시 ‘광산업=석탄을 캐는 사업’ 정도로 이해했던 정부를 상대로 그는 끈질긴 설득작업에 나섰다. 문전박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중앙부처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 광산업의 중요성을 알렸다. 밤 늦은 시간까지 ‘전략회의’를 준비하면서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빵과 우유로 저녁을 대신한 것도 다반사다.
이같은 노력으로 광주는 광산업을 품게 됐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첨단산단에 8000여억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되면서 광주는 첨단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불과 10여년만에 관련기업이 360곳으로 늘었고 매출도 3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광산업의 메카 첨단산단은 그가 생전에 보여준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소비도시 광주를 생산도시 광주로 바꾼 지역경제 살리기의 주역이며, 광주시의 경제정책과 투자유치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치열한 열정과 사명감, 함께 잘사는 경제공동체 건설의 디딤돌을 마련한 그였기에 떠나보내는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
첨단산단을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고 김용환 국장, 편히 영면하소서.
광주=
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