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과 옥션이 이베이코리아로 공식 출범, 12조 오픈마켓을 둘러싼 혈전이 시작됐다. 네이버와 11번가의 맹추격이 예상된다.
31일 이베이코리아(대표 박주만)는 G마켓과 옥션 합병법인 ‘이베이코리아’를 공식 출범했다. 연매출 8조5000억원, 시장점유율 72%의 초대형 기업이 오픈마켓 시장에 공식 입성한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합병 법인 출범에 대해 단순한 ‘명칭 변경’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마케팅과 영업, 사이트 운영을 G마켓과 옥션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조직변경도 전혀 없다는 것.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양사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공정위가 제시한 공정거래법 준수 방안을 더욱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그러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당장 대접이 달라졌다. 롯데닷컴이 지난달(8월) 29일 G마켓-옥션에 ‘롯데백화점 전용관’을 열고 500여 브랜드 신상품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픈마켓에 백화점 전용관이 입점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베이코리아 파워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예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대형 백화점 패션브랜드 유치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대항마로 NHN(네이버)을 꼽고 있다. 아직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올 초 연내 공식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측은 “연내 진출은 맞지만 이베이나 11번가와는 다른 서비스가 될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오픈마켓형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대항마로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8월 16일 오픈한 마일리지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오픈마켓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활용하면 네이버 아이디로 가맹점 어디서나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강화하는 체크아웃 전용몰 서비스가 오픈마켓 운영에 필수적인 결제시스템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 아이디로 해당 인터넷몰 로그인이 가능하며 결제시스템까지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연말 오픈하는 서비스와 (마일리지와 체크아웃 서비스를) 연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선두권을 무섭게 추격 중인 11번가도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11번가는 시장점유율이 2008년 5%, 2009년 14%, 2010년 21%일 정도로 초고속 성장세다. 지난해 옥션 점유율은 30%였다. 11번가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강화해 영향력을 넓혀갈 계획이다. 상품검색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검색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 지난달 30일에는 연중무휴 판매자 상담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