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전자기기의 공통적인 약점은 ‘물’이다. 비가 오거나 물이 기기 속으로 들어가면 전자소자 회로가 합선되면서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물이 묻지 않아 고장이 나지 않는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용기중 포스텍 교수(화학공학과)와 박사과정 이승협씨 연구팀은 나노소재를 이용한 초발수 기술을 전자소자의 표면처리에 응용, 물이 젖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신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의 핵심은 비가 와도 연잎 표면의 돌기 때문에 물에 젖지 않는다는 ‘연잎효과(Lotus Effect)’에서 착안됐다. 연구팀은 전자소자 표면에 연잎 위의 돌기처럼 나노선(Nanowire)을 덮고, 연잎의 돌기에 씌워진 기름성분처럼 표면을 특수하게 처리했다.
그런 다음 물을 소자위에 떨어뜨리자, 돌기의 역할을 하는 나노선이 물방울을 밀어내 소자가 젖지 않고 회로에서도 전류가 누설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소자가 작동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차세대 메모리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저항 메모리소자(R램)에 적용, 패키징(packaging)을 따로 하지 않은 채 물을 떨어뜨려도 소자의 전원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용기중 교수는 “지금까지 전자기기 방수는 대체로 외형을 방수재질로 제작해 기기 속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데 그쳐왔었다”며, “이 기술은 물에 취약한 메모리소자 등 다양한 전자소자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연잎효과=연잎 표면 위 나노미터(nm) 크기의 돌기와 돌기에 씌워진 기름성분 때문에 연잎 위에 물방울이 떨어지거나 비가 와도 물이 뭉쳐져 잎이 젖지 않고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이 때 연잎 위에 묻은 먼지 등도 물방울에 묻어 떨어져 연잎은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된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