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미세 혈관의 막힌 부분을 최첨단 로봇이 뚫어 준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믿기 힘든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머지않아 혈관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로봇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소장 박종오)는 지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로봇연구소가 개발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이 살아 있는 동물 혈관내에서 막힌 혈관을 뚫는 실험에 성공했다. 직경 1mm, 길이 5mm에 불과한 이 로봇은 한치의 실수도 없이 막힌 혈관을 거침없이 뚫어냈다. 이 로봇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초소형이지만 혈관질환 진단 및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능이 탑재됐다.
마이크로로봇은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 로봇기술이 융합된 차세대 의료기기 기반기술이자, 심혈관계 의료기기 실용화 기술의 결정체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로봇연구소에는 ‘한국 로봇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종오 교수와 함께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박석호 교수, 차경래 혈관로봇팀장이 참여하고 있다.
사람의 혈관을 다루는 로봇 기술개발은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연구 분야다. 따라서 로봇연구소에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넘친다. 응급환자의 수술에서 마이크로로봇의 작은 실수는 환자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30여명의 연구진들은 지난 2년간 마이크로로봇의 성공을 위해 위치인식기술, 이동기술, 질환치료기술, 초음파 이미징 센서 적용에 구슬땀을 쏟았다. 그 결과 외부 조종으로 유·무선 이동이 가능하고, 약물주입·드릴링·커팅 등 수술과 치료를 오차 없이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선 초소형 마이크로로봇은 혈관에 삽입할 경우 로봇이 위치인식 기능에 의해 혈관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혈관 내 표적을 알아내 접근한 후 치료자세 제어기능을 발휘한다.
CTO(만성완전협착)치료의 경우 치료 후 파편 포집을 거쳐 약물 주입 후 혈관을 통해 회수되고, 혈전치료의 경우에는 치료 후 혈전 포집을 거쳐 약물 주입 후 회수된다.
무선 초소형 마이크로로봇은 혈관에 삽입된 후 위치 인식과 외부 조종을 통해 이동한다. 혈관내 표적을 인지해 접근한 후 치료자세제어, 혈전치료, 혈전포집, 약물 방출을 거쳐 혈관 밖으로 회수된다.
연구진은 수술 전 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을 이용해 혈관의 3차원 형상을 추출하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로봇의 이동경로를 설정한다. 수술 시에는 마이크로로봇이 실제로 혈관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X-선형광투시기를 이용해 얻고 수술전 혈관 형상과 서로 맞춰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이후 혈관 내에서 마이크로로봇을 외부 3차원 전자기 구동장치에 의해 조종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동시키면서 회전자계를 통해 치료공구를 회전시켜 막힌 부분을 뚫는다.
이번 연구는 총 203억원이 투입돼 지난 2007년 9월부터 오는 2014년 6월까지 7년간 진행되는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 개발사업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심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전달과 수술용 초소형 로봇 및 관련기술 개발이 최종 목표다.
차경래 혈관로봇팀장은 “이번 연구의 성공은 전남대 의대를 비롯해 서울대 등 주관기관과 연세대 의대, 한양대, 항공대, 경희대, 단국대 등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며 “최고 권위의 연구진들이 동참하면서 의료로봇 기술 발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인 마이크로로봇 분야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로 의료기기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에 힘을 쏟고, 기존의 치료법을 대체할 차세대 의료기술 실용화에도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공학자와 의료진, 기업 컨소시엄이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연구 성과를 희망 기업에 기술 이전해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호 교수는 “한국의 의료 기술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데 보람을 느끼고, 현재 마이크로로봇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능동구동 미니로봇, 박테리아 기반 나노로보스 우주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서인주기자 si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