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장세…부끄럽다"
이달 코스피 예상범위로 2,100~2,300을 제시했던 대우증권은 29일 한국증시가 순환적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향후 6개월 저점을 1,600으로 낮췄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송구스럽고, 부끄럽게도 8월 코스피가 지난 5월 고점보다 23.2% 급락하면서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장세가 전개됐다. 통상적인 강세장 조정의 범주를 뛰어넘는 주가하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20% 이상 떨어지면 시장의 큰 추세가 약세장으로 반전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데, 시장은 이미 순환적 약세장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김 팀장은 "그동안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견지해왔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책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두 가지 정책적 축인 저금리와 재정지출 확대 중 재정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속화되고 있는 미국의 정쟁은 재정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유럽 재정 이슈도 보다 현실적인 리스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만약 시장이 지난 5월 고점 이후 순환적 약세장에 진입한 것이라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후 나타났던 과거 5차례 순환적 약세장의 평균치를 내보면 코스피의 약세지속 기간은 평균 25개월, 하락률은 56%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 요인이 견고해졌고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반면교사에 따라 금융기관의 파산리스크는 억제될 것이어서 조정이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향후 6개월 코스피 예상밴드로 1,600~2,050을 제시했다. 하단 1,60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96배 수준으로 리먼 브라더스 파산 당시 기록됐던 PBR저점 0.90배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유럽은행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장부가를 밑돌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상단 2,050은 한국증시에서 약세장 반등의 평균 강도가 20%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해 산정했다고 그는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