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력반도체 내년 2분기 첫 제품 생산

 삼성전자가 내년 2분기 전력반도체 제품을 내놓는다. 지난 1999년 전력반도체 공장을 페어차일드에 매각한 지 만 13년 만에 나오는 첫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삼성종합기술원과 전력반도체 공동 연구개발팀을 구성한 지 3개월 만에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등 빠른 속도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2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력반도체 중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고전력 스위칭 반도체인 ‘절연게이트 양극 트랜지스터(IGBT)’ 생산을 위한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정안정화, 에피 성장, 패키징 등 추가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품 개발을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2분기에 IGBT 양산에 돌입해 전력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공정기술 개발과 함께 전력반도체 관련 특허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페어차일드 등 관련 업체와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외환 위기와 함께 특허 피소가 사업을 중단하게 된 주요 원인이었던 만큼 사업 재개에 앞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문제를 완벽하게 해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페어차일드 측은 “삼성과의 협의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삼성전자가 페어차일드에 관련 사업을 매각했으나 최근 IGBT 관련 업체들이 10여개로 늘어난 만큼 사업 재개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질화갈륨(GaN)’ ‘실리콘 카바이드(SiC)’ 등 신소자 연구를 확대한다. 비메모리 사업의 한 축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IGBT는 10A 이상의 대전류를 제어하는 반도체 소자로 전동차, 차량, 엘리베이터 등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곳에 전기를 흘리거나 끊어주는 데 사용되는 소자다. 올해 시장 규모만 9억달러(1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산업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모바일AP와 CMOS 등 시스템LSI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생산 능력이 뛰어난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시장 규모가 152억달러에 달하고 매년 11.5%씩 고성장하는 전력반도체 시장에 뛰어들 경우, 핵심 축의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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