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 갤럭시탭 10.1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든 갤럭시 브랜드에 대해 유럽 내 판매금지를 노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애플 인사이더는 애플이 네덜란드법원에 새로운 소송을 접수했다며 이번에는 갤럭시탭 10.1에 대해서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를 단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해 유럽 내 판매금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독일 지방법원은 애플이 주장한 갤럭시탭 10.1의 아이패드 디자인 침해 주장을 1차로 받아들여 삼성전자의 항소에 따른 재심 때까지 독일 내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바 있다. 유럽 내 판매금지 가처분에서 한발 물러나 독일 내 판매금지로 번복한 것이다.
애플이 네덜란드법원에 두 번째로 제출한 소송은 이전보다 광범위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나 독일, 네덜란드법원에 제기한 1차 소송은 보다 빠른 판결을 위해 외형 디자인 모방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2차 소송은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7과 새로운 갤럭시탭 10.1 태블릿,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S, 갤럭시S II 등 스마트폰에도 해당된다. 또 나아가 삼성전자가 제조하는 구글 브랜드의 넥서스 S, 삼성 지오, 유로파, 아폴로, 미니 등에도 궁극적으로 해당될 수 있다고 컴퓨터월드는 전했다.
또 독일지방법원에 대해서는 갤럭시탭 10.1의 새로운 모델에 대해서만 판매 금지를 요청해, 이미 독일 내 수입된 갤럭시탭 10.1에 대해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새 소송에서 애플은 유럽 내 총판, 리셀러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갤럭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완전한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이 접수한 두 번째 소송 문건에 따르면 한국의 삼성전자 본사와 삼성 네덜란드법인에 의한 “제조·재고·수입·배급·무역·판매(manufacturing, stocking, importing, distributing, trading or selling)”에 대한 법적 금지 처분을 명기하고 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모든 채널 업체에게 해당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음을 알리고 채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당 제품들을 모두 회수할 것, 리셀러들이 해당 제품을 판매하거나 보유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는 황당하기까지 한 요구 사항을 붙여두었다.
애플의 2차 소송에 대한 1차 심리는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서 9월 15일 열린다. 그러나 헤이그 지방법원의 판사 에저 브랭크만은 “10월 13일 이후에나 첫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말했다.
하지만 애플이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도 네덜란드에서나 유럽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나 채널업체들 입장에서는 삼성 제품을 입고했다가 만에 하나 다시 돌려보내게 될 경우 여러 모로 번거로운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 지역에서 네덜란드나 독일 등 개별 국가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으나 어느 한 지역에서라도 애플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삼성전자의 유럽 내 태블릿PC 판매는 사실상 크게 위축된다.
유럽 내 지적재산권 분쟁은 개별 국가별로 소송을 접수, 처리하게 되지만 특허 등 IP 등록은 유럽연합(EU)에 소속된 한 에이전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즉 독일에서 인정된 지적재산권은 다른 유럽 국가, 최소한 EU에 소속된 국가에서는 동일한 효력이 있기 때문에 도미노 판금 조치가 일어날 수 있다.
애플이 이처럼 유럽에서 맹공을 펼치고 있는 것은 미국과 서유럽이 가장 두터운 애플 모바일 단말기 사용자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미국,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반대로 인도,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폰에 열세다.
애플은 신흥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차이나모바일의 고유 4G 기술을 지원하고 인도에 무약정 아이폰 보급형(아이폰 3GS)을 공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동안, 자사가 기득권을 가진 서유럽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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