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자 쇼트트랙 국가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토리노의 영웅’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안현수(26) 선수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을 남겨 관심을 끌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안현수 선수는 지난 16일, 안현수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대표로 뛸 수 있도록 시민권을 줄 것을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았다. 크라브스토프 러시아 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안현수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를 위해 뛰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에 등극했지만 이후 연맹 내 파벌 싸움에 휘말렸고 무릎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마음 고생을 해 왔다.
이후 안현수는 "마음 편하게 운동하고 싶다"며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갔다. 지난 4월 모스크바시청 소속으로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16일(한국시각) 러시아빙상연맹이 러시아 정부측에 안현수의 시민권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시민권이 나오면 러시아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 빙상연맹에 가입할 수 있다.
결국 이 사실이 국내에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이탈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안현수는 17일 미니홈피 게시판에 “무슨 말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아직 정리가 안 됐고 복잡하다”고 적었다.
그는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으로 소멸된다”며 “처음에는 이중국적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으나, 결국 내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대표팀 합류를 인정한 셈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운동을 더 나은 환경에서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계실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각오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