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3사, 유통법 개정에 `당혹`

신규출점 제한 500m→1㎞로 확대.."이미 사놓은 부지는 어떡하나"

국회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형 할인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신규 출점 제한 범위가 재래시장 반경 500m 이내에서 1㎞ 이내로 확대되자 대형 할인점들이 당혹스러워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는 3천㎡ 이상 백화점, 대형할인점, 아웃렛이나 500∼3천㎡ 미만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대규모 점포가 신규 출점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범위를 기존 전통상업보존구역(재래시장이나 전통상점가) 반경 500m 이내에서 1㎞ 이내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이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이 전통시장과 같은 영세상인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여론을 국회가 받아들인 결과였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이 개정안은 3개월간의 공포 기간을 거쳐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그러자 개정되기 이전 법의 기준에 따라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500m~1㎞ 사이에 신규 출점을 염두에 두고 부지를 매입해놓고 있던 대형 할인점들이 곤경에 빠졌다.

보통 부지매입에서부터 점포를 오픈하기까지의 기간이 2~3년 정도 걸리는데, 기존의 법 기준에 따라 반경 500m 밖에 부지를 매입해 신규 출점을 추진중이던 점포들이 갑자기 개정된 법 규정에 묶이게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 같은 상황에 처한 신규 출점 예정 점포수는 이마트가 9개, 홈플러스 9개, 롯데마트 7개에 달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부지매입에서부터 점포 오픈까지 2~3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미 기존법의 기준에 맞춰 부지를 매입하고 오픈이 임박한 점포가 적지 않다"며 "유통법 개정으로 2조원 넘는 돈이 묶여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부지매입과 점포 공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법 개정으로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해당 부지와 점포를 달리 활용할 길이 없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특히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으면 점포를 열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지자체장들이 지역주민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허가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지역에 할인점 하나가 오픈하면 600~700개 정도의 저소득층 일자리가 생긴다"며 "재래상인을 보호한다는 법의 취지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승적인 견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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