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주말 골퍼가 퍼팅에서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다섯 걸음 정도(4m 남짓) 남은 퍼트에서 브레이크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보다 짧은 퍼트는 브레이크를 너무 신경 쓸 것 없이 과감하게 때리기만 하면 성공확률이 80%는 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지만 4m 정도 남은 경우에는 참 애매하다. 때릴 것인지 라인에 태울 것인지, 홀컵 하나 정도 브레이크만 보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보다 브레이크를 더 보고 퍼팅을 할 것인지 망설여지는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래서 비슷한 라인이면서 내 볼보다 먼 곳에서 먼저 퍼팅을 하는 동반 플레이어를 ‘개인 코치’라고 하기도 한다. 동반 플레이어 볼이 어떻게 휘어지는지를 보면 내 퍼팅에 많은 참고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 플레이어가 퍼팅한 볼이 휘어지는 방향은 참고가 되지만 휘어지는 정도는 절대 참고가 되지 않는다. TV중계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훅 라인에 걸려 있는 경우, 먼저 퍼팅한 선수 볼이 브레이크를 생각보다 많이 먹고 홀 왼쪽으로 살짝 빠지면 다음에 퍼팅하는 선수는 대부분 브레이크를 너무 많이 봐서 홀 오른쪽으로 스쳐 지나간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하면 퍼팅한 볼도 드라이버로 때린 볼처럼 골퍼마다 훅성, 슬라이스성 스핀이 먹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드라이브 샷은 훅성으로 날아가지만 퍼팅한 볼은 슬라이스성으로 굴러간다. 우리 회사 다른 동료는 나와 정 반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와 반대 특성을 가진 골퍼의 퍼팅을 아무리 열심히 들여다봐도 브레이크를 먹는 정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독자들도 라운딩에서 이런 경험을 많이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 친구 볼은 반 컵이나 휘어졌는데 왜 내 볼은 똑바로 가는 거야?”라는 한탄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게 실전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PGA 역사상 퍼팅을 제일 잘 하는 세 사람 중의 하나인 데이브 스탁튼은 말하길 자기는 동반 플레이어의 퍼팅 라인을 절대 참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레그 노먼은 한술 더 떠서 동반 플레이어 퍼팅 자체를 절대 보지 않지만 그린 밖에서 굴리는 칩샷은 예의주시한다고 말했다. 독자 여러분도 동반 플레이어 퍼팅 라인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라. 사람마다 스핀 특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내 판단과 캐디 조언을 더 존중하는 편이 퍼팅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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