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원·진주MBC 직원들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몇 달 전부터 공공연하게 사내에 ‘명예퇴직’ 얘기가 나돌았다.
두 회사의 흡수·합병이 추진되면서부터 예상에 됐던 일이 현실이 됐다. 통폐합에는 구조조정이 뒤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지방의 척박한 고용상황이 방송가에도 그대로 나타나게 된 것.
이번 합병 이후 강릉·삼척, 청주·충주 지역 방송국도 통폐합 수순을 밟고 있어 칼바람은 전국에서 일어날 전망이다.
합병을 하면 서울MBC와 지역MBC의 광고 수수료 배분율도 자연스럽게 조정된다. 같은 지역에 할당되는 수익 분배금이 줄어들어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 지역 방송국은 지역 여론을 전하고 균형 발전을 이루는 역할을 한다. 지역 특색을 살려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도 일조한다. 국민의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사가 책임지고 고려해야 할 사정들이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창원·진주MBC 통폐합이 승인됐다. 김충식·양문석 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MBC의 조직을 슬림화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김재철 사장의 의지가 관철됐다. 이 과정에서 사표를 썼다가 나흘 만에 복귀하는 우스꽝스러운 소동도 벌였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방송문화진흥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기관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조(목적)는 ‘방송사업자의 공적책임을 실현하고 (중략) 건전한 방송문화 진흥과 공공복지향상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이번 합병계약서에 명시된 MBC 합병의 목적은 ‘상호 전략적 사업 성장을 통한 경영 합리화 도모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한 주주 가치의 극대화 추구’다. MBC의 최대 주주는 방문진이다. 방문진 근거 법령 어디를 찾아봐도 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라는 규정은 없다.
오은지 정보통신팀 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