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불안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변수 등장에 따라 정부가 여름 휴가 종료와 동시에 위기 대응체제를 가동한다. 최대 경제현안인 물가불안 해소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7일 청와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휴가기간 중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이번 주부터 글로벌 변동 추이를 주시하고 금융시장 영향 점검 및 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외환 유출입·환율 등 대외부문을 비롯해 주식·채권시장 등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위해 거시경제 전반을 총괄하는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외환시장을 담당하는 국제금융국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와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간 유기적인 협조아래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 불안심리 차단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일단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외국인 자금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이달들어 높아졌기 때문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미국 채무한도 증액 법안 의회통과로 디폴트 우려는 완화됐으나 경제지표 하락 및 재정긴축 등을 통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 유럽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이 마련됐지만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 재정불안 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안전 자산 선호 강화 등으로 국채금리 및 달러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외환·국채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정부는 개방화된 우리 경제 특성상 글로벌한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 미국의 경기흐름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지표들과 추가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미국 경기둔화 우려로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양호한 경기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재정건전성, 충분한 외환보유액, 다변화된 수출시장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과도하게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안 좋은 것이 사실”이라며 “조만간 미국 고용지표가 나오는 것을 주목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