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도깨비 퍼터)

 얼마 전에 끝난 에비앙 마스터스 대회를 보니 LPGA 선수들의 퍼터 헤드 모양이 정말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 가지 형상의 퍼터 중에서도 특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미야자토 아이가 들고 나왔던 두 개의 뿔이 달린 도깨비 퍼터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퍼터 헤드의 모양은 서너 종류로 나뉜다. 핑 앤서로 대표되는 블레이드 타입 퍼터, 오디세이의 투 볼 타입 퍼터(나무망치라는 뜻의 맬릿 타입이라고도 한다), 필 미켈슨이 좋아하는 L타입 퍼터, 그리고 일반적인 블레이드 모양이기는 하지만 퍼터 헤드의 토와 힐에 커다란 뿔이 달린 도깨비 퍼터가 대표적인 헤드의 구분이다. PGA에서 활동하는 프로선수들은 대개 블레이드 타입 퍼터를 좋아한다. 통계에 따르면 약 60%의 프로선수가 블레이드 타입 퍼터를 사용한다. 유럽 투어에서 활동하는 남자 선수들은 투 볼 타입의 맬릿 퍼터를 많이 사용한다. 퍼드릭 해링턴이 대표적인 선수다.

 LPGA나 KLPGA 선수들은 맬릿 퍼터를 선호한다. 투어에 따라 퍼터 헤드 모양에 차이가 나는 것은 그린 속도와 관련이 있다. 스팀프미터로 12피트를 넘나드는 대단히 빠른 그린에서는 블레이드 퍼터가 볼 속도를 조절하기 쉽기 때문에 PGA 선수들이 블레이드 퍼터를 선호하게 되고, 스팀프미터로 7∼8피트, 기껏해야 10피트를 넘지 않는 유러피언 투어나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거리보다는 방향성을 중시해서 투볼 타입의 맬릿 퍼터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떤 퍼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주말 골퍼가 플레이하는 골프코스의 그린 스피드는 대개 스팀프미터로 6∼8피트 정도가 나온다. 이 정도 속도라면 빠른 그린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서 블레이드 퍼터보다는 방향성이 좋은 맬릿 퍼터가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주말 골퍼의 퍼팅 스트로크는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퍼터 헤드의 스위트 스폿에 정확히 맞추지 못해서 퍼팅한 볼이 조금씩 짧을 수밖에 없다. 넣지 못한 퍼트의 80%가 짧아서 실패한 경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도깨비 퍼터다. 도깨비 퍼터는 퍼터 헤드의 양 끝에 무게를 배분했기 때문에 스위트 스폿에 맞지 않아도 거리 손실이 극히 적다. 정타로 맞히든지 힐 쪽으로 맞히든지 굴러가는 거리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땀 흘려 연습하지 않고도 물리학의 원리를 이용해서 주말 골퍼가 퍼팅 성공률을 극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에 붐을 이루고 있는 도깨비 퍼터를 사용해보자. 퍼팅 성공률이 현저하게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