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형 OS를 기다리며

 구글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2분기 세계 시장 48%를 점유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세계 56개국 중 35개 국가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1위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 성공 뒤에는 삼성전자와 HTC, LG, 모토로라 등 5190만대 스마트폰 판매가 뒷받침됐다.

 안드로이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며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각각 85%, 71%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확산에 일등공신은 단연 삼성전자다. 2분기 삼성전자는 애플의 뒤를 이어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판매량 90% 이상이 안드로이드폰이다.

 애플 아성을 넘어 안드로이드가 확대됐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은 지울 수 없다. PC 시장에서 윈도와 같은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10대중 2대는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다. 앞으로 우리 제품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스마트폰 두뇌라 할 수 있는 OS를 계속해서 구글이나 해외 기업에 의존해야 하나라는 질문도 생겨난다.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들며 이 같은 사실을 느끼고 자체 OS인 ‘바다’를 키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건희 회장도 SW경쟁력 확보를 여러 번 강조했지만 더욱 체계적인 지원과 계획이 아쉬울 따름이다.

 한국형 윈도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던 SW기업 ‘티맥스소프트’는 OS를 완성하지 못하고 관련 사업부를 넘겼다. SW벤처기업에게는 힘겨운 도전임에 틀림없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나 LG전자는 한국형 OS를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 애플 쇼크 이후 HW와 다른 SW 생태계 대한 시행착오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확산을 통해 얻은 경험과 교훈이라면 한국형 스마트폰 OS는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SW에 대한 열린 사고와 과감한 투자, 인력 양성이 절실한 때다. 내년 이맘때 한국형 OS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하고 싶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