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소형 혈액검사기 ‘애니닥터(SBH-C001A)’ 후속 제품을 4분기 내놓는다. 신제품이 침체한 삼성 혈액검사기 사업에 활력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애니닥터’는 피를 떨어뜨린 CD를 작동하면 15∼30분 후 간·신장·지질 등 최대 19가지 검사결과를 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존 소형 혈액검사기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할 품목 허가 서류 작성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4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명의로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받고 의료기기 사업 진출을 전격 선언한 이후 지난해 3월 제품을 첫 출시한 지 1년 반 만에 신모델을 선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소형 혈액검사기 ‘애니닥터’에 이어 신제품 출시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만 세부 일정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신제품이 삼성그룹 헬스케어 사업의 한 축인 의료기기 사업에 힘을 보태줄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은 중외제약을 통해 ‘애니닥터를 지난해 7월부터 중소병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이 미온적인 탓에 삼성의 혈액검사기 사업은 부진한 편이다. 실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지난해 생산액 기준으로 13억992만원, 대수기준으로 234대를 양산하는데 그쳤다.
이 신제품은 작년 말 인수합병한 삼성메디슨이 판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제약 업종인 중외제약보다는 의료기기 업종인 삼성메디슨이 판매권을 갖는 게 혈액진단기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더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이 어려운 중소병원들이 삼성 혈액진단기를 구매할 정도로 제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데다 제약업 경기가 불황이어서 중외제약에서도 혈액 진단기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혈액검사기가 아닌 체온계로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처음 받은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 2006년 7월 1일 제조업 허가를 받은 후 바로 휴업한 상태다. 대신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2009년 4월 30일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다시 얻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