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 석유화학, 같은 원료 다른 실적

 고유가 속 같은 원료를 쓰는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 업계는 지난 3달간 기름 값을 리터당 100원씩 할인해주면서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28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의 2분기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8조258억원으로 1분기보다 17.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418억원으로 62.7% 급감했다. 순이익도 2397억원으로 56.6% 줄었다. 관심을 모은 2분기 정유부문 매출액은 6조5136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40억원 적자를 냈다. 기름 값 100원 할인의 직격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편 9156억원의 매출을 올린 석유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은 772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액은 17조4681억원, 영업이익은 6051억원, 순이익은 4227억원으로 예상했다. 1분기 대비 매출은 2.34% 오르겠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9.23%, 53.5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정부의 가격 인하 조치로 약 2300억원의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통제 압박을 받는 정유 업계와 달리 석유화학 업종은 같은 원료를 쓰지만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닿지 않아 가격 인상분을 어느 정도 반영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은 5조699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3.4%나 늘었다.

 LG화학은 “전방 산업의 업황 조정과 중국 긴축 정책, 일부 제품의 원료가 급등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호남석유화학은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였던 1분기 실적 5819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00억원 보다는 많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보다는 낫다”며 “이는 부타디엔과 에틸렌글리콜(EG) 등의 국제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화학 산업 호황에 힙 입어 2분기에 순이익이 세배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매출액은 1조7074억원, 영업이익은 2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92.7%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16.1%로 지난해 11.7%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순이익도 17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