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Mafia)는 세계 최대 범죄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마피아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대부’다. 원래 마피아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 ‘시칠리아 마피아’를 얘기한다. 시칠리아는 기원전 8세기부터 타민족의 끊임없는 침입과 지배, 착취에 시달렸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그런 외세에 대항하기 위해 가족 중심의 소박한 공동체를 꾸렸다. 그것이 마피아 원조다. 지금은 미국과 러시아 마피아도 유명하다. 알 카포네는 미국의 유명한 마피아 두목이다. 러시아에서는 200만명의 마피아 조직원이 활동 중이라고 전해진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새삼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거론되는 마피아가 있다. 소위 ‘원자력 마피아’다. 일부 환경단체와 원전 반대진영이 원전업계, 전문가, 정치인 등이 결합해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한다며, 이를 빗대 마피아로 표현한다. 이들에 따르면 ‘원자력 마피아’가 위험천만한 원전산업을 대책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원자력 마피아’ 때문에 한국 원전이 불안전하다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펼친다. 마피아처럼 결속력이 강하고 폐쇄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들 ‘원자력 마피아’ 관리 장부와 장비를 전격 조사했다. 14개 IAEA 회원국 규제전문가 16명, IAEA 대표 3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점검팀이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한국 원전 안전 규제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마피아 심장부를 뜯어본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얼마나 많은 문제점이 쏟아질지 관심이 고조됐다.
그런데 리차드 윌리엄 보차르트 IRRS점검팀장은 10여일에 걸쳐 ‘원자력 마피아’의 장부와 시설을 심각하게 들여다 본 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했을 뿐 아니라 수준 높은(선진국 수준의) 원자력 안전관리 정책과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면죄부다.
지금도 원자력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간다. 많은 비판은 일면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대안도 없이 ‘원자력 마피아’를 들먹이며 무작정 원전을 없애자는 것은 다분히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결국 누가 정말 마피아인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