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을 공부하면서 ‘IT 발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어느 글의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IT에 의한 사회변혁이 또다시 큰 생명력을 가지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무엇일까. 통합된 우수한 정보자원 덩어리를 이용해 사용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서비스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른 시간에 저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큰 함정이 있을 수 있다. 사용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려면 이용자 개인정보, 취향, 이동장소 등을 분석해야 하므로 이를 축적·분석할 환경이 필요하다. 개인정보가 누출될 위험을 내포한 것이다. 또 주지해야 할 부분은 확률이 큰 부분만 의미 있는 정보로 인식되고, 확률이 작은 부분은 삭제되므로 다양성의 가치가 훼손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정량화하고 분석하는 과학적 가치는 사회의 다양성 가치와 양립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술진보가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플랫폼·인프라를 통합해 서비스하는 기술로 미래에 가장 큰 매력을 갖는 IT산업이다. 기술·서비스·시장개척 등에서 경쟁 우위를 갖는 게 기업의 생명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IT산업계는 몇 해 전부터 지적재산권 확보와 시장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워크, 스마트그리드 등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조성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비스산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물경제만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가 매우 어려워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 경쟁력 있는 미래지향형 서비스산업으로 육성된다면 IT산업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이 활성화해 많은 젊은이가 좋은 일자리로 삼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재 성격을 갖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긍정적인 면을 강화하려면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로 부정적 측면을 강제할 수 있는 법과 규제가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빅브라더’화의 위험에 노출돼 사회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규제하지 않으면 국가적, 지구적으로 수집된 정보로 인해 ‘정보 파놉티콘’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환경이 보편화하면 ‘디지털 노마드’나 ‘노블레스 노마드’라 불리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도래하면 디지털기기 사용 정도에 따라 사람들도 양극화하지 않을까. 빈부 양극화에 IT 양극화가 더해져 사회 불안이 증폭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설렘과 두려움은 양날의 칼날과 같다. 그렇다고 진보하지 않을 수도 없다. 부정적인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삶의 질 향상과 약자를 배려하는 기술정책 수립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선화 순천향대학교 교수 seonhwa@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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