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근 서울F&B 사장은 지난 2008년 큰 고민에 빠졌다. 창업 1년 반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사업의 레벨 업을 위해선 설비투자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식품회사로써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생산 라인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당연하고 또 장기적인 발전에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장 이전과 대규모 설비 구축을 위해선 역시 자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생각은 간절했지만 선뜻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오 사장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이었다. 서울F&B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중진공은 창업기업 시설자금으로 19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이 자금을 발판으로 오 사장은 회사를 충남 성환에서 강원도 횡성으로 확장·이전했다. 이후 회사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기존 거래처는 물론 새로운 거래처가 줄을 서기 시작했다. 대기업까지 서울F&B를 찾아와 거래를 제안했다.
오 사장은 “중진공에서 지원한 정책자금으로 친환경·유기농 제품 생산을 위한 제조설비를 구축한 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두배가량인 265억원으로 성장했다”며 “특히 대기업이 서울F&B의 기술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낙농업을 전공하고 유가공 대기업에서 10년간 실무를 접한 오 사장은 기술개발(R&D) 투자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9년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매년 전체 매출액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올 초에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HACCP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중요 관리점을 결정해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다. 식품 기업으로써 중요한 경쟁력을 확보한 셈.
서울F&B의 매출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 올해 500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몰려드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 및 설비 증설도 진행 중이다. 이미 올해 초 중진공에서 8억8500만원의 추가 지원도 받았다.
김현태 중진공 융자사업처장은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자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우리 경제의 미래”라며 “사업성과 기술성은 우수하나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창업 및 성장초기 중소기업에 지원이 확대되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