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구글 실험실(Labs)’을 폐쇄한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구글 실험실’은 구글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개발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프로토타입 형태로 올려놓고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공간이다. 구글 엔지니어들은 구글 실험실을 통해 사용자들과 소통하면서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해 보다 완벽한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상용화 이전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구글의 미래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물론 많은 서비스들이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단된다. 하지만 구글 맵스, 구글 웨이브, G메일, 구글 데스크톱, 구글 알리미, 구글 SMS 등 서비스들이 구글 실험실을 거쳐 정식 구글 서비스로 탄생했다. ‘구글 맵스’는 구글 실험실을 거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Bill Coughran’ 구글 수석 부사장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 제품의 우선 순위를 보다 분명히 하고, 중요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취지에서 구글 실험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 실험실은 일정 유예 기간을 거쳐 폐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능성이 높은 일부 프로젝트는 기존 구글 서비스에 기능적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구글은 구글 실험실의 폐쇄가 ‘혁신’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그동안 종업원들이 근무 시간의 20%를 자유롭게 창의적인 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 조치가 직원들의 창의력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IT매체인 PC매거진은 현재 진행 중인 ‘구글 실험실’의 주목할만한 10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들 10대 프로젝트는 구글 실험실의 폐쇄로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구글 스위피(Swiffy)=어도비 플래시 파일을 HTML5 포맷으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다. ‘피터 센스터’라는 개발자가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그는 현재 풀 타임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아트 프로젝트=세계 유명 미술관의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 러시아 피터스부르그의 ‘에르타미쥐 미술관’ 등 전세계 11개 미술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작품을 자유자재로 확대 및 축소해 감상 또는 검색하고, 사용자만의 명작 컬렉션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구글 바디=인간의 신체를 ‘구글 어쓰’와 마찬가지로 검색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인체를 상세하게 3D로 모델링한다. 인체를 해부학적 계층별로 들여다볼 수 있고 확대할 수도 있으며, 관심이 있는 인체의 부분을 탐색할 수도 있다. 클릭하여 인체 해부도를 상세히 살펴보거나 근육, 기관, 골격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인간의 신체 내부를 3D로 본다는게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서비스를 중단하지 말라는 사용자들의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앱 인벤터((App Inventor)=앱 개발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안드로이드 앱을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안드로이드폰의 주요 기능과 정의된 블록을 드롭 앤 드래그 방식으로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앱 인벤터를 사용하면 코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각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블록을 사용해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지정할 수 있다.
△구글 음역(Transliteration) 서비스=알파벳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의 문자를 음성으로인식해 표시해 준다. 가령 힌두어의 특정 발음을 영어 알파벳으로 입력하면 힌두어 문자로 음역해 표시한다. 비영어권 언어를 이해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관심을 끌었다.
△씨티 투어=출발지 주소와 목적지 주소를 지정하면 주요 도시에서 도보 여행 일정을 짜준다. 여행자들에게 1~5일의 시티투어 일정을 제공한다.
△구글 고글즈=‘미확인 사진 물체(UPO)’를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으로 찍으면 이미지를 인식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로고, 명함, 문자, 관광 명소, 랜드마크 등 UPO의 이미지를 카메라로 촬영하면 관련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체크아웃 스토어 도구(Google Checkout Store Gadget)=‘구글 닥스’ 스프레드시트로부터 제품 목록을 인식해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스프레드시트상의 제품 목록을 통해 개인 블로그, i구글, 구글 블로거 등에 온라인 쇼핑사이트를 생성해 준다.
△구글 스퀘어드(Google Squared)=특정 주제에 관해 검색하면 팩트시트(표) 형태로 관련 이미지, 로고, 회사,제품,경쟁사 현황 등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검색 항목을 추가해 자신만의 팩트시트를 만들 수도 있다.
△구글 화성 탐색(Google Mars)=2006년 시작된 화성 탐구 프로젝트다. 아리조나 대학의 화성 연구개발팀과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화성 지도를 만든다. 화성의 표면을 탐험하고 위성을 추적하며, 행성 표면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