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년에 20%로 낮추기로 한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014년 3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장관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세율을 낮게, 세원을 넓게 가져가는 것이 경제원칙에 부합한다고 교과서에 나와 있다”면서 “2009년 법을 고쳐서 법인세 인하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한번 설정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일관성, 예측가능성 면에서 바람직하고 기업이 투자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추세”라며 “경쟁하는 주변국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법인세 인하 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장관은 또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014년 1분기 3만달러, 2018년에는 4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2013년에 국민소득이 2만9000달러 가까이 되고 2014년 1분기말에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3만달러에 이르는 기간이 독일 4년, 일본 5년인데 한국은 7년 만에(2007~2014년) 도달하는 것이라 크게 늦은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우리편과 네편 구분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편이라는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실성 없이 까다롭게 규제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서로 자율적으로 양보하고 머리를 맞대서 해법을 찾는 것이 오래갈 뿐 아니라 실행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내달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은 고용에 방점을 두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과 조달도 고용에 무게중심을 두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금융 등 서비스는 제조업과 비교할 때 생산성 대비 임금이 많다”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생산성 대비 임금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최근 SC제일은행 노조가 사측의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해 한달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귀포=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