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18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램버스 특허 소송 환입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4470억원의 영업이익 밖에 남기지 못했다. 2분기 30나노 D램 수율이 거의 개선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하이닉스는 21일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2% 줄어든 2조75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램버스 소송과 관련된 충당금 환입을 포함, 전 분기 3230억원 대비 38.4% 늘어난 4470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전환사채 전환 평가익 발생 등으로 473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램버스 환급금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700억~2600억원 내외로 추산했다.
최근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치는 충족했지만 지난 5월 말 시장 기대치인 5000억원 보다 모자라는 수치다.
하이닉스는 2분기 D램 수요가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수급이 악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유럽 재정위기,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이닉스의 기대 이하 실적은 30나노 공정 수율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비트성장율(특정 기간과 대비해 증가한 생산기준 총 메모리 용량)이 전 분기에 비해 0%에 그친 탓이다. 하이닉스는 매 분기 미세공정화를 통해 거의 두자리 수의 비트성장율을 유지해왔다.
김성인 키움증권 전무는 “30나노급 D램은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력이 9개월 가량 뒤쳐졌다”며 “3분기에는 PC용 D램에 이어 모바일D램을 포함한 스페셜D램 가격도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3분기 실적에 악화가 예상되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중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경영설명회에서 “지난 상반기 38나노급 수율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대부분 기술 문제를 해결해 생산량을 본격 늘리기 시작했으며 연말 38나노 비중 40% 도달 목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나노급 이후에 올 4분기에 20나노 후반급도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라며 “20나노 초반급은 내년 상반기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해 하반기에는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는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사장은 “26나노 낸드는 선두업체와 격차가 거의 없으며 연말까지 비중이 8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20나노 제품도 4분기에 개발, 내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하고 이후 15나노급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생산량이 11만매인 청주 낸드팹(M11) 라인의 시설을 내년 말까지 13만매까지 늘리고 생산량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내년 하반기에 대비해 내년 초부터 M12라인에 클린룸을 설치할 계획이다. 매각과 관련해선 "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잘 성장해 왔고 스스로 생명력있는 회사“라며 ”누가 가져가서 잘될까 못될까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고, 자생력있는 성장을 지속하면 어떤 주인한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