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골프는 `감(感)`이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정지한 볼을 앞에 두고 어떻게 칠 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데 있다.’-아치 호바네시안’

 미스샷을 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공통적 문제점 중 하나는 스윙하는 동안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가장 편한 7번 아이언을 들고서도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이런 생각을 시작한다. 백스윙 궤도와 템포 조절하고, 톱의 높이와 다운스윙의 시작 타이밍을 잡고, 헤드업을 절대로 하지 말며, 코킹을 유지하면서 끌고 내려오고, 체중을 왼쪽으로 옮기면서, 왼쪽에 벽을 하나 만들고, 헤드를 던지면서 릴리즈를 해야지. 이 많은 고민을 담은 샷의 결과는 과연 어떨까.

 일반적으로 백스윙 시작부터 백스윙 톱까지 걸리는 시간은 0.7초다. 또 다운스윙을 시작해서 볼을 치는 임팩트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은 0.4초. 임팩트 이후 피니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0.5초라고 한다. 모두 합하면 1.6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가운데 중요한 백스윙에서 임팩트까지 가는 짧은 시간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골프는 과학이라고 한다. 운동역학적으로 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다. 우리가 공식에 따라 기계처럼 스윙할 수 있다면 골프처럼 쉬운 운동은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잘 치고자 하는 의욕과 이를 따르지 못하는 근육과 신체의 부조화로 인해 각양각색의 샷들이 만들어진다.

 골프는 과학이기보다 오히려 감(感)이다. 원래 감이 좋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감은 평소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어드레스 들어갔으면 3초 이상 고민하지 말고 연습한대로 스윙하는 것이 좋다. 그게 잘 안된다면 오늘은 한 가지 정도만 염두하자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오늘은 부드러운 스윙, 혹은 오늘은 볼을 끝까지만 보자는 식으로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플레이해보자.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은 비단 바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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