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를 창업해 성공하고 벤처 투자가로 돌아온 김범수, 장병규, 허민 세 사람의 색다른 행보가 화제다.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를 열거나 스타트업 중심의 풀뿌리 생태계를 만들거나 경영 최전선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NHN 공동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1800만 회원을 돌파한 카카오톡은 김 의장 주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김 의장은 한게임 초기 시절부터 사업 파트너로 일한 천양현 코코네 의장과 역삼동 한 건물에 일하면서 과거 경쟁자였던 온라인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 투자까지 이끌어냈다.
네오위즈 창업 멤버였던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는 스타트업기업 중심으로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테라’를 만든 블루홀스튜디오 최대주주인 장 대표는 모바일, 게임, 인터넷을 아우르는 IT사업 중심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장 대표를 포함한 투자전문가 3인의 합의체제로 운영되는 본엔젤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6개 업체 투자를 진행했으며, 하반기에 2~3개 업체가 추가될 예정이다. 장 대표가 투자한 회사에는 온라인게임사 지노게임즈, 동영상업체 엔써즈, 어학업체 스픽케어 등이 있다.
장병규 대표는 “벤처캐피탈 투자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5억원미만 소액 규모 투자도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본엔젤스 투자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코치’를 받으며 다른 벤처투자가의 물꼬가 이어진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엔젤스를 스타트업기업의 성장을 돕는 ‘베테랑 페이스메이커’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창업주 허민 나무인터넷 대표는 엔젤투자가에서 경영 최일선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허 대표는 소셜커머스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지역포털로 바꾸기 위해 500억원 투자지원 계획을 밝히고, 과거 네오플에서 함께 일했던 이종한 대표와 역할도 바꿨다. 그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김윤종 전 네오플 개발이사가 창업한 게임사 에이스톰과 삼성전자 퍼블리싱 당시 인연을 맺은 강성욱 대표의 세시소프트에도 투자했다.
허 대표는 엔젤 투자에 대한 관심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게임 등 10여개 업체에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000억원대 매각을 성사시켰지만, 인수합병보다는 장기적 성장을 중요시하는 것이 허 대표의 독특한 점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