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가 스마트그리드 제품과 온라인 판매 강화로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낸다. 지난 4∼5년간 가격 변동 없이 유지해 온 만큼 한-EU FTA로 인한 가격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 전략이다.
밀레 본사 공동회장 마르쿠스 밀레는 20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밀레는 지난 2005년 한국법인 설립 후 매년 30%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빌트인 비즈니스 비중이 70%에 달했으나 기업 대 소비자(B2C) 시장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면서 지난 상반기 B2C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의료용 살균·소독기, 대형 선박·크루즈·요트용 세탁기 등 프로페셔널 제품 사업도 성장 부문이다.
밀레는 지난해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IFA 2011’에서 태양열과 풍력을 결합한 신개념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선보인다.
밀레 회장은 “이미 유럽에서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판매 중으로 환경·에너지 문제 때문에 이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마트그리드 가전이 내년 밀레 사업의 핵심이며 관련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지만 향후 가전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온라인 비즈니스도 확대, 현재 청소기와 세탁기 위주에서 최고급 제품군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밀레 회장은 “온라인 판매를 통한 입소문 효과가 큰 것을 체험했고 한국에서의 성공을 각 글로벌 법인들이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본사 차원에서 온라인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고급 제품군도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상위 0.1%를 위한 프리미엄 주방가전 세트 ‘아이스 앤 파이어’(5000만∼6000만원대), 싱글족을 위한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CM5’(250만∼280만원대)와 식기세척기를 선보인다.
밀레 회장은 “그동안 가격 문제 등으로 최고급 제품을 한국에서 선보이지 못했는데 B2C 시장서 입지를 굳혔다고 판단해 최고급 주방가전 세트를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유럽 FTA와 관련해서는 “전체 부품의 60%를 독일에서 직접 생산·공급하는 등 제품 가격보다는 품질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FTA로 인한 가격 인하 계획은 당장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