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IPv6와 인터넷의 미래

Photo Image
정진우 아카마이코리아 지사장

 새로운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의 도입 성공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월드 IPv6 데이(World IPv6 Day)’가 최근 열렸다. 지난 월드 IPv6 데이는 세계 유수 웹사이트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24시간 통제된 환경에서 IPv6 실제 사용 중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찾고 도입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논의해보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대다수의 기업과 조직이 사용하는 주소체계인 IPv4 주소가 3~4년 내로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시급히 IPv6를 도입하지 않으면 심각한 인터넷 성능 장애를 겪게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IPv6는 20년 전 나온 개념이지만, 아직 초기 시장 단계다. 글로벌 IPv6 구축 프로세스 리포트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0.4% 미만만이 IPv6를 사용하고 있다. 하루빨리 IPv6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아·태지역 IP주소 관리기구인 APNIC에 따르면, 세계 60% 이상이 아직 적용은 물론이고 계획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모바일 기기 급증으로 IP주소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넉넉한 주소 공간을 제공하는 IPv6 도입에 대한 시급성을 거듭 강조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서둘러 IPv6로 전환한 후에는 또 다른 이슈가 있다. 바로 IPv4와 IPv6의 연결이다. 당분간 두 주소 체계의 이용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본적으로 여기에는 지연, 패킷로스 및 보안 이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간의 연결이나 피어링 관계, 그리고 백본 업체 간의 연관 관계 측면에서 지원 이슈 역시 큰 문제가 된다.

 통신사는 몇몇 국가에 한해 작은 규모의 네트워크를 운영하므로 병목을 피하기 어려우며, ISP IDC의 지역별, 나라별 전용선이나 제한된 회선은 제한된 액세스를 제공하므로 실질적으로 IPv6의 지원이 어렵다.

 얼마 전 한류 열풍이 유럽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벤트, 뮤직비디오, 드라마, 음악, 인기 예능 프로그램 등 수많은 한류 콘텐츠 수요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 데 있어 저작권, 법적 및 해킹 등과 같은 보안 이슈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국가 간 통신사 사이에 주소체계 호환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책임을 어느 한 쪽에 부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 분산된 서버를 두고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모든 경우에 대비해 수백개 구간에 장비를 추가 구축할 필요도 없으며, 자동으로 병목 구간을 우회하여 연결해 주고, ISP 간에 발생하는 피어링 이슈도 제거하므로 IPv4에서 IPv6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호환이나 성능 이슈도 해결될 수 있다.

 앞으로 디바이스와 액세스가 더 다양화되고 냉장고·스마트TV·디지털 액자 등 모든 가전에 IP가 부여돼 단말기와 직접 연결한 IP 체계를 통해 서로 연결될 것이다. 업계는 풍부한 용량과 보안 등 성능이 한층 향상된 IPv6로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기업뿐 아니라 앱과 관련해 일반 사용자들까지도 연결되므로 이는 상당한 매출성과로 이어지는 거대한 기회기도 하다.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시작은 늦을지 모르나 시작되면 바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ISP들은 이를 어떻게 지원하고 기업 네트워크에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등 지금 당장 고민하지 않으면 후에 ISP에 종속된 IPv6를 따라가거나 고비용이 따르는 장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 국내에서도 IPv6 전환을 준비하고 예상되는 도전 과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진우 아카마이코리아 지사장 chcung@akami.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