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거제시 옥포동. 긴 장마가 끝난 이 곳에는 바다를 낀 대우조선해양 140만평 부지 조선소가 뜨거운 햇살을 맞고 있었다. 이 곳에는 대우조선해양 ‘역사’가 고스란히 모인 2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이곳 데이터센터에는 창사 이래 건조해온 900여척 선박 데이터베이스(DB)를 포함해 모든 IT 자원이 집결해 있다. 오만 등지 최근 잇따른 해외 조선소 IT 구축 실적 등을 통해 ‘조선IT’라면 세계 최강을 자부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렇듯 모인 핵심 자산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졌다. 지난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사태를 접하고 나서다.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인근에 제3데이터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제3데이터센터는 기존 1, 2데이터센터에 자연재해 등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재해복구(DR)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제3데이터센터는 서울 인근에 신규 부지를 물색 중인 신규 중앙연구소 내에 구축된다. 이를 통해 거제시 옥포동에 있는 1, 2데이터센터와 제3데이터센터가 같은 데이터를 보유하면서 한 쪽 지역에 재해가 발생했을 시에도 즉시 복구가 가능한 지역 이중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 제3데이터센터는 M&A 등으로 확대된 그룹 관계사 등의 IT 자원도 통합 관리하면서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올 들어 그룹 차원 IT 표준화와 확산 작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제3데이터센터가 그룹의 새 정보 허브 역할도 하게 된다. 글로벌 조선산업 R&D를 선도해 나갈 중앙연구소 R&D도 지원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만약 거제시에 자연 재해가 일어나 사내에 있는 2개의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제3데이터센터에는 그룹의 중요한 데이터들이 집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제=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