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이 주도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의 제4이동통신 사업권 신청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양승택 전 장관은 12일 동국대에서 열린 한국산업융합학술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제4이동통신 컨소시엄 구성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음 달 안에 사업권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플랫폼을 전면 개방하고 핵심 사업 모델을 데이터서비스에 맞춰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핵심 멤버로 참여할 예정인 중기중앙회도 오는 18일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고 통신사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할 계획이다. 그랜드 컨소시엄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중앙회가 이사회에서 사업 진출을 확정하면 주주 구성 등 사업권 신청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 7월 8일자 1면 참조>
중기중앙회는 컨소시엄에 중앙회 1000억원, 조합사 1000억원 등 2000억원 규모로 참여해 최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은 중앙회와 함께 외국자본과 펀드를 적극 유치해 1조원 안팎에서 주주 구성을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회는 이와 관련해 18일 이사회가 열리는 것은 맞지만 세부 내용은 이사회 전까지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먼저 사업권 신청 시기와 관련해 “늦어도 내년 10월에는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며 “이를 위해서는 12월 대통령선거 전인 8월까지는 신청서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사업 신청서를 검토하는 기간이 3개월임을 감안할 때 더 늦는다면 서비스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수익 모델과 관련해서는 데이터 서비스에 치중할 계획이다. 양 장관은 “카카오톡 사례에서 보듯이 음성 통화를 돈 내고 쓰면 이상한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음성통화 요금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게 제공하고 대신에 데이터 서비스에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앞으로 나오는 단말기는 데이터 위주의 다기능 제품이 주류를 이뤄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양 장관은 “제4이통의 서비스 모델은 데이터통신 사업”이라며 “음성통화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만원 내고 음성과 데이터 맘대로 사용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선발 사업자에 비해 설비 투자비도 훨씬 적게 드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사업자는 음성과 데이터를 위해 망을 깔았지만 데이터에 치중해 저렴한 비용으로 망 구축도 가능하고 그만큼 감가상각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양 장관은 “일반적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구축할 경우 3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데이터 망은 절반 이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82개 도시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하는 데 1조 2000억원 정도 투자했다. 감가상각비용까지 고려하면 회계적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양 장관은 “유무선 서비스를 통신사업자만 제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서비스며 사업자는 이들 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만 제공하면 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변화하는 환경 덕분에 제4이동통신도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 김준배, 배옥진기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