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은 실시간 검색 키워드 시스템으로 스스로 유통구조를 만들어냈고 새로운 권력이 됐다.”
송현주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네이버같은 시장 지배적 포털사업자 권력이 막강해지면서 사실상 미디어 사업자로서 공공성을 감시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송 교수는 네이버가 커뮤니케이션 사업자로서 뉴스 유통을 독점하는 만큼 포털의 공공성 논의를 진행할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1일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는 이 같은 주장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 ‘포털과 언론 상생의 길은 없나’를 주제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는 한 인터넷 언론(민중의 소리)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중복으로 서비스하는 등의 행위로 네이버 검색서비스에서 퇴출된 사건에서 빚어졌다.
송 교수는 발제에서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까지는 포털이 많았으나 지금은 경쟁과 인수합병으로 서너 개 사업자로 줄어들었다”며 “네이버의 시장지배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포털과의 관계에 따라 언론사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검색서비스 위주의 구글, 야후 등과 달리 네이버, 다음 등의 의제 설정 기능 및 시장 지배력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검색점유율 70%, 검색광고매출 1조 1000억원을 돌파한 네이버가 독점적 커뮤니케이션 사업자가 됐다는 현실에 동의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 키워드 시스템이다. 중계사업자 혹은 검색서비스 제공자로서 트래픽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 인터넷 언론사가 동일한 기사를 중복으로 게시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언론의 자정 노력과 포털의 선의가 모두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재신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언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정부에서도 대형 포털에 기생하지 않고도 옥석을 구분하는 과정을 통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포털 측에도 중소 미디어와 지속적인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임동기 미디어 평론가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사업자라고 하기에는 포털의 영향력이 너무 크고 사업자 모델이나 사회적 영향력도 전통 미디어를 맞먹거나 뛰어 넘는 상황”이라며 “지나친 권력을 가진 네이버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통미디어의 독과점을 깼던 포털이 신 권력이 된 것이 현실”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법률 개정 및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