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 26분(현지 시간) 애틀랜티스가 미국 우주왕복선 30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는다. 애틀랜티스는 최후의 비행을 앞두고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6일 오후 9시 7분 홈페이지를 통해 "카리브 해에 열대성저기압이 발달해 발사 예정일인 8일 플로리다에 많은 수분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8일 애틀랜티스 발사 확률은 30%"라고 밝혔다.》
날씨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케네디우주센터는 이미 발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애틀랜티스의 마지막 우주 실험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애틀랜티스에는 우주인 4명과 함께 실험쥐 30마리가 탑승한다.
미국 바이오 회사인 암젠이 개발한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의 동물시험을 하기 위해서다. 우주에서는 뼈 속 칼슘이 한 달 평균 1% 줄어들어 골다공증 시험을 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애기장대도 동승한다. 우주인들은 애기장대를 이용해 식물이 무중력 상태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한다.
이 밖에 30년간 우주왕복선에서 진행된 독특하고 재미있는 과학실험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①우주 다녀온 살모넬라 독성 7배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는 애틀랜티스(2006년)와 인데버(2008년)에 실려 두 차례나 우주에 올라갔다. 흥미롭게도 우주에 다녀온 살모넬라는 3∼7배까지 독성이 강해졌다.
우주에 12일 동안 살다 돌아온 살모넬라균을 쥐에게 투입했더니 전체 쥐의 10%만 살아남았다. 반면 지구에서만 살던 살모넬라균을 투입한 쥐는 40%나 생존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살모넬라의 유전자(DNA)가 변해 독성이 강해진 것으로 추정한다. `우주 살모넬라`의 DNA를 분석해 보니 유전자 167개와 단백질 73개가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생명공학 회사인 애스트로제네틱스는 이를 이용해 살모넬라 백신을 개발했다.
②무중력장미, 더 향기롭고 달콤
우주에서는 장미 향기가 어떻게 변할까. 1998년 디스커버리는 장미 두 송이를 싣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했다. 꽃의 향기는 자라는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뿌리를 내린 땅은 물론이고 빛, 온도, 습도에 따라 향기가 바뀐다. 무중력상태인 우주에서는 장미 향기가 더욱 신비롭고 달콤했다.
디스커버리의 우주인들은 `우주 장미` 향기를 조그만 막대기에 묻혀 향이 날아가지 않게 밀봉해 지구로 가져왔다.
일본 화장품회사인 시세이도는 이 향기를 이용해 `젠`이라는 향수를 출시했다. 2007년에도 장미는 한 차례 더 우주로 나갔지만 이 장미는 지구로 돌아온 뒤 향수로 변신하는 대신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의 새해 행사를 빛냈다.
③불순물 없는 완벽한 단백질 결정
1983년 11월 28일 컬럼비아의 비행은 특별했다. 우주왕복선 사상 처음으로 우주인들의 모든 임무가 과학실험을 하는 것이었다. 당시 컬럼비아 우주인들은 `스페이스랩`을 이용해 10일간 우주에 머물면서 다양한 우주 실험을 했다.
스페이스랩은 실험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춘 우주왕복선용 실험실로 이후 1998년까지 22번이나 우주 실험의 장소가 됐다. 컬럼비아의 과학실험 가운데 단백질 결정 성장 실험은 최근까지도 우주왕복선에서 계속됐다. 우주 공간에서 단백질 결정을 만들면 중력에 제약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성장한다. 대류도 없어 결정에 불순물도 생기지 않는다. 완벽한 단백질 결정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런 결정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면 신약 후보의 약효나 독성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도 2008년 이 실험을 했다.
④독한 벌레가 `우주생존법` 알려줘
지난달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퇴역한 인데버는 `타디그레이드`라는 곤충을 싣고 갔다 왔다. 타디그레이드는 몸길이가 1.5mm밖에 안되지만 `독한 벌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극한 조건에서도 잘 살아남기로 유명하다. 5억3000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뒤 영하 273도(절대 0도)와 펄펄 끓는 물보다 뜨거운 151도에서도 살아남았다. 해발 8000m 히말라야 산맥과 4000m 바다 아래에서도 발견됐다. 무엇보다 인간의 방사성 피폭 치사량의 1000배에 노출돼도 끄덕 없다. 과학자들은 타디그레이드에게서 인간 생명의 보존 방법을 찾길 기대한다.
⑤지진연구 위해 모래성 쌓기 실험
모래도 우주 실험 재료였다. 애틀랜티스(1996년) 인데버(1998년), 그리고 2003년 지구로 귀환하다가 폭발한 컬럼비아까지 모래는 세 차례나 우주 경험이 있다. 모래성을 쌓을 때 모래가 너무 푸석푸석해도 안 되고 너무 물에 젖어도 곤란하다. 물의 표면장력이 모래 알갱이를 서로 잡아당기는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래의 이런 특성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건 10년이 채 안된다. 우주인들은 지진이 일어날 때 땅이 액체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무중력 상태에서 모래 실험을 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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