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비 업계, 한국 거점 확대 `러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국내거점 확대 현황

 올해 삼성전자는 외국계 장비업체에 국내 테스트센터 구축을 요청했다. 신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샘플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간 단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샘플을 테스트할 수 있는 해외 본사로 보내 검증하고 있다. 검증 기간이 오래 걸려 전체 개발기간에 악영향을 미친다. 외국계 장비업체는 자사 전체 매출 15%가량을 구매하는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 요청에 맞춰 연내 센터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계가 국내에 생산과 연구 거점을 대폭 확대, ‘코리아 매뉴팩처링 붐’이 일고 있다. 국내 기업의 공정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공동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일본계 반도체 장비 업체는 올해 생산 거점 중 상당부분을 한국으로 이전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새로운 공정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기에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엔고 현상이 이어진데다 관세로 인한 장비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생산 기반을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본사 생산기지를 완전 이전한 사례는 에드워드가 대표적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용 진공펌프 세계 1위 업체인 에드워드는 지난 5월 천안 3공장을 준공하면서 영국 본사 생산 기능을 완전 이관했다. 새 공장 건설과 함께 기술센터 등에 총 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곳은 드라이 진공펌프와 시스템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메모리 테스트 장비 업계 선두업체인 어드밴테스트는 일본 본사의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생산 부문을 연내에 한국으로 이전한다. 연내에 일본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생산 부문을 모두 가져와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추가 공장 신축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유체제어기기 전문업체인 CKD도 한국 생산 라인을 확대해 반도체 제조장비용 가스 집적회로(IGS)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합작사를 세우거나 테스트 및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사례도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램리서치는 국내 토종 장비업체인 참엔지니어링과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최근 법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합작사가 세워진다.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경기도 화성 지역에 총 50억엔(약 670억원)을 투입, 내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프로세서 기술센터’를 구축한다.

 일본 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 알박은 경기도 평택시 본사에 부설연구소인 ‘한국초재료연구소’를 이달 설립했다. 반도체 장비 글로벌 선두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도 국내 지사를 통해 테스트센터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외국계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자 기업들이 미세공정 등에 앞서가고 있어 앞으로 지원 강화와 선행 기술 공동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글로벌 장비 업체의 국내 거점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표> 올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국내 거점 확대 현황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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