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 네이버의 한 파워 블로거가 안전성 논란이 있는 상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수수료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에서 파워 블로거의 직·간접적인 상품판매를 관리·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장삿속을 챙길 수 있도록 방치한 포털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내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파워 블로거인 주부 현진희(닉네임 베비로즈)씨는 네이버에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소개하는 이 곳은 하루 방문자만 15만 명에 달하고, 구독자도 13만3000여명에 이른다. 현씨처럼 방문자가 많아 특정 분야에 영향력이 큰 블로거를 파워플로거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블로그에서 채소와 과일에서 농약 등의 성분을 제거해주는 다기능 살균 세척기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제품당 36만원에 모두 3000여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공동구매 이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실시한 오존 발생 전기용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에서 공교롭게 이 제품에서 국제기준(0.1ppm 이하)을 초과한 오존이 발생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표준원은 이 제품에 대한 자발적인 리콜을 권고했으나 구매자들은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현씨와 해당 업체에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현씨는 한 대당 7만원씩, 모두 약 2억여원의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파워블로거로 활동한 해당 포털업체의 관리 소홀까지 입방아에 오른 상황이다. 현재 네이버의 경우 한 해 선정되는 파워 블로거의 수효가 700여명으로, 이들의 상당수가 공동구매 형식으로 상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책임져야 하나 = 사실 인터넷 시대에 제품 중개자에 손해 배상의 책임을 묻는 일은 반복될 수 있다. 제품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 제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사람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논란거리다. 전문가들은 "블로거가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알렸다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제품 구매 정보를 알린 것이 아닌 만큼 법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법적으로 허용돼 있는데 온라인 사업자가 함부로 블로거의 권한을 제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네티즌들은 포털 사이트에 ‘베비로즈와 로러스에 환불요구와 정당한 피해보상을 요구합니다’라는 이름의 대책위원회 카페(이하 대책위)를 개설하고 법적 대응을 논의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 카페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강모(44)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파워블로거들의 광고와 공동구매 등 돈벌이 상술이 도를 넘어 피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만 누구 하나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이들에게 파워블로거라는 지위를 주고 수익사업을 벌이는 행위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은 포털사이트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카페에서는 녹색소비자연합과 함께 변호사를 만나 구체적인 법적 대응에 대해 상의한 뒤, 3000명 이상의 소송인단을 꾸릴 예정이다.
◆해외는 어떤가 = 전문가들은 파워블로거들의 공동구매를 규제할 법적·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워블로거들은 통신판매 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한 표시 또는 허위광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처벌 근거가 명확치 않다. 또한 파워블로거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할 때 상업적 목적이 있다는 점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여론의 비난을 받지만 마땅히 제재할 규정은 현재로선 없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블로거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할 때 본인이 어느 회사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았다고 명기하고 있다”며 “의무가 아닌 권고 수준이지만, (블로거들이) 대부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특정 제품에 대해 대가를 받은 블로거는 해당 사실을 독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2009년 12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 새 규정은 리뷰의 목적으로 블로거나 웹 사이트에 제품을 기증한 경우 해당 블로거는 이런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블로거는 리뷰가 끝난 후 제품을 돌려주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블로거에게 최고 1만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FTC의 새 규정은 특히 연예인이나 블로거를 통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활기를 띠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