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검사장비 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의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초 1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한 고영의 주가 상승랠리는 지난달 13일 3만원에 근접한 후 마감되는 분위기다. 최근 3개월 사이에는 2만4000원∼2만8000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고영의 주가 상승이 가파른 실적 상승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의 횡보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상반기 실적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2분기 실적은 매출 192억원, 52억원으로 추정된다. 1분기 매출 202억원, 영업이익 57억원에 비하면 각각 3.9%와 8.2%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2분기 매출이 1분기대비 감소한 데는 일본 지진의 영향이 의외로 컸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전자제조서비스(EMS) 업체가 이 회사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해 실적 부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인 EMS업체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프린터, 통신용 서버 등을 생산하는데 일본산 부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조업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또 다른 주요 고객인 유럽의 전장 부품 업체 역시 그리스 사태 등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주문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일본 부품의 정상적인 조달과 신규 장비의 매출을 통해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고광일 사장은 “대만계 중국 회사의 경우 5월까지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며 주문이 감소했지만 이달들어 정상적인 조업이 이뤄지면서 주문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의 차량 리콜로 불거진 자동차 전장 검사장비 시장도 고영에겐 호재다. 일본 자동차 전장업체로부터 검사 장비 주문을 받은 데 이어 자동차 전장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도요타 차량 트랜지스터 일부의 납땜 불량으로 북미에서 11만대의 리콜을 예정하고 있어 전장 부품 검사가 보다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영업이익률 역시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고 사장은 “4분기 자동차 전장 분야, 신규 반도체 검사장비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의 주문이 지속하고 있어 영업이익률 27%, 순이익률 22%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가파른 성장이 예상됐던 반도체 분야 검사 장비 매출은 4분기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 사장은 “반도체 기업인 고객사가 현재 제품 양산에 대한 준비 단계에 있어 검사장비의 본격적인 채택도 4분기 이후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반도체 양산에 이 장비가 채택되면 내년에는 반도체 분야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고영테크놀러지 실적 추이
4주간 주가 추이 (단위 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