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심텍이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모바일 시장 확대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심텍(대표 전세호)은 올해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2743억원)보다 10% 이상 성장한 30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가 돋보이는 곳은 반도체 기판 사업 중 모바일 부문이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기판 사업은 지난해 상반기(1480억원)보다 14% 증가한 16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고객사들의 판가인하 압력이 강해진 것으로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멀티칩패키지(MCP) 부문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을 적층해 패키지로 묶은 제품인 MCP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의 확대로 수요가 매달 급증하고 있다. 올해 심텍의 MCP 매출은 전년보다 두 배 성장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MCP 시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데, 심텍은 하이닉스 MCP 물량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승인을 획득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텍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사업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및 베이스밴드 칩에 사용되는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다. 최근 심텍은 FC-CSP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FC-CSP는 삼성전기·이비덴·킨서스 등 제한된 업체들만 생산할 수 있는 제품으로 PCB시장의 대표적인 고부가 영역이다.
심텍은 월 5000㎡의 FC-CSP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객사와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에 납품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CB업체들이 슬림형 기판 및 미세회로 구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국내 PCB업체들의 기술력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심텍은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58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6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