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그룹이 한국을 산업용 탄소섬유 상용화를 위한 거점으로 육성한다.
도레이그룹은 2013년까지 구미 공단에 원소재부터 부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일관공정을 완비하고, 국내 전자·자동차·조선 관련 부품업체들과 설계 및 소재 단계부터 공동 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28일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과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구미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한국 내 10조원 규모의 ‘산업용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국내에 소재 공장을 짓는 차원이 아니라 전후방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협력 시스템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도레이그룹은 이번 4공단 증설을 완료하고, 2013년 5공단을 착공할 때는 ‘탄소섬유 컴포지트 기술개발 센터’도 설립한다. 탄소섬유 컴포지트 기술개발 센터는 탄소섬유 상용화를 위해 국내 부품업체들과 설계부터 중간재까지 기술 협력을 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은 “미국·프랑스·일본에 있는 탄소섬유 공장은 항공기 등 특수산업 거점으로 활용하고, 한국은 전자·자동차·조선 등 범용 산업 부품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한국의 세트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과도 동반성장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레이 그룹이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섬유의 산업용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결정한 것은 국내 세트산업의 경쟁력과 중간재 공정 기술 때문이다. 도레이그룹은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막강한 공급자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산업용 탄소섬유 상용화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전자·자동차·조선 등 산업 분야에 탄소섬유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투자가 가장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레이그룹 내 탄소섬유 사업을 총괄하는 고이즈미 부사장은 “한국은 변화를 빨리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최첨단 산업을 상용화하는데 가장 적합한 국가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와 FTA를 맺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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