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를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15% 가운데 7.5% 이상을 인수해야 한다. 신주 발행은 최대 1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는 21일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오는 8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에 기업 인수합병(M&A)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공고 발표와 함께 신주 발행 방식 도입과 관련한 채권단 입장과 구체적인 발행 비율도 제시됐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이닉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 신주 발행은 최대 10%까지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 지분 15% 가운데 절반을 인수해야 신주 발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이 제시한 방식은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 7.5%와 신주 7.5% 인수 △구주 7.5%와 신주 10% 인수 △구주 15%와 신주 10% 인수 등이다.
유 사장은 “구주만 매각할 경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 방식(신주 발행)을 생각해냈다”고 밝혔다. 매각과정에서 단독 입찰자가 나오면 2주가량 시한을 연장한 이후 추가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계약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혀, 하이닉스 매각 성사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올 상반기 반도체 시장이 나빠진 상황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1분기 시황은 안 좋았지만 실제로 매각이 이뤄지는 시점은 9월께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며 매각 시점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단은 최종 신주와 구주 인수 비율, 우선협상대상자 평가 기준 등은 다음달 8일 오후 4시까지 마감되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받은 후 확정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인수에는 이달 초 조회공시를 통해 가능성을 내비쳤던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과거 인수를 검토했던 효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 SK 등도 인수전 참여 그룹사로 지목되고 있으나 직접적인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하이닉스 매각 추진 과정에서 효성그룹을 제외하고는 인수를 검토했던 기업들이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다음 달 8일 LOI 제출 마감시한까지 치열한 눈치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박창규기자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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