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지 분야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이 눈 앞에 성큼 다가섰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전력계통에 저장했다 필요한 때 공급해주는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이다. 신재생 에너지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력 공급의 안정화를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인 셈이다. 특히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상호 정보를 공유,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환경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선진국에서는 약 850㎿의 저장 용량이 보급되며 시장이 서서히 개화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세는 더 두드러져 올해 약 1206㎿, 오는 2020년이면 2만105㎿의 ESS가 확산될 전망이다. 매출액으로 지난해 2조원대였던 시장 규모는 2013년 11조2000억원, 2015년 24조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한뒤 오는 2030년이면 최대 1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에 따라 이미 선진국들은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가운데, 전력망용 대규모 저장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실증 사업 규모만 지난해 44건, 869㎿에 이른다. 특히 일본은 신재생 발전소와 가정용 ESS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 개발을 추진중이며, 나트륨-황 전지와 리튬이온 전지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각급 공공 기관과 대형 전력회사들이 주축이 돼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을 추진중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아예 전력 회사의 에너지 저장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통과시킨 상태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와 독일은 공동 국책과제인 ‘솔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12년 사업화를 목표로 75개의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전세계 ESS 시장은 가정용과 함께 발전소·변전소 등 전력 공급의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저장 기술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50㎿ 이하급은 전지 방식이, 그 이상은 압축공기저장 등 대형 저장방식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ESS 기술개발에 범국가적인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LG화학 등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업화에 나섰지만 아직은 상용화 수준이나 원천 부품소재 기술, 실증 사업 경험 등에서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리튬이온 전지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원천소재 기술이 취약하고, 실증 사업에서도 가장 큰 수요가 예상되는 전력망용 ESS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지식경제부는 ‘K-ESS 2020’ 전략을 통해 세계 3대 ESS 강국 목표를 선포했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실증 사업 확대, ESS 산업 인프라 구축,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등 4대 전략 과제를 추진한다는 비전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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