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위원장, MVNO 도매대가 추가 할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가입자·통화량이 많은 이동통신재판매(MVNO) 업계에 최고 6~10%의 도매대가 할인을 추가 적용해 도매대가 할인율을 최고 5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MVNO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 같은 방통위 정책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어 협의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본지 5월 25일자 1면, 6월 14일자 5면 참조>
최 위원장은 또 연내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특정 업체 외 여타 기업도 사업 참여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방통위에서 내놓은 요금인하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 위원장은 “시장 경쟁을 통해 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전제한 뒤 “MVNO와 제4 이통이 등장하면 가격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13개사가량이 MVNO를 준비 중이며 7월께 4~5개사가 실제 영업에 착수하리라고 보는데 대량구매가 발생하면 최소한도 6~10%의 (추가할인)율이 배당돼 도매대가 할인율이 50%를 넘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최 위원장이 MVNO 진영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MVNO 예비사업자는 그간 현재 정부가 고시한 도매대가 할인율인 31~44% 수준으로는 기존 이통사 대비 20% 이상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며 다량구매할인율을 10%p 이상 추가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에 SK텔레콤은 이미 다양한 MVNO 지원책을 쏟아낸 만큼 다량구매할인 적용이 불가하다는 견해로 맞섰다.
최 위원장은 “제4 이통이 등장하면, 가격인하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두 차례 신청한 업체(한국모바일인터넷 컨소시엄 KMI)가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에서도 걱정이 크다”며 “연말까지는 제4 이통이 등장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고 몇 군데에서 (제4 이통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통신요금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MI는 제4 이통사업 허가를 두 번 신청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최 위원장은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달 실시할 예정인 2.1, 1.8㎓ 주파수 경매에 주파수공용통신(TRS) 주파수에서 일부 회수할 800㎒ 대역도 추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위원장은 “세 가지를 동시에 매물로 내놓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강승규 의원은 “방통위는 경쟁을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했으나, MVNO와 제4 이통이 성공할 것인지에 의문적인 시각이 많다”며 최 위원장에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문방위 전체회의에선 방통위가 최근 발표한 통신요금 인하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은 “생색 내기 식 통신비 인하정책에 국민 대다수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통신비의 주범인 ‘가입비’ ‘기본료’, ‘문자서비스 요금’ 등은 폐지 된 게 하나도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