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정부·기업·개인의 업무와 생활의 스마트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정부’를, 기업은 ‘스마트 워크/비즈니스’를, 개인은 ‘스마트 라이프’를 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스마트 트렌드 속에서 관련 이슈와 정보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 언론과 대학이 손잡고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애플리캐이션(앱) 평가를 통해 우선 국내 은행과 카드사의 앱 사용 편의성과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스마트금융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평가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다. 우선 금융 앱 서비스의 표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은행과 카드를 적어도 두세 개씩, 많으면 네댓 개씩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은행과 카드사마다 서비스 메뉴와 이용 방법 등이 천차만별이라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은행과 카드사 관계자들이 각각 모여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비슷한 기능은 서비스를 표준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에 평가를 위해 은행 계좌 개설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좌조회와 송금(이체)까지 직접 해보면서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던 은행의 서비스 차이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스마트 서비스 제공을 경쟁적으로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방향성과 특장점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공통적인 서비스는 표준화하되 각 금융기관의 특색을 살린 서비스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 부재에서 오는 현상이다.
정부의 경우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모바일정부의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을 진행 중이고, 국회는 국회사무처에서 모바일국회에 대한 ISP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각 금융기관도 향후 모바일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서 차근차근 서비스를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 누구나 차별 없이 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카드사, 앱을 개발하는 업체 등이 모두 관심을 갖고 고려해야만 한다.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여러 유형의 장애인과 노인 등 정보 취약계층의 스마트폰 이용도 크게 늘고 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도 이번 평가에 참여했으며, 이번에 확인된 사항은 대부분의 앱이 시각장애인 등 장애인 접근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아이폰은 기기 자체가 장애인들을 위한 여러 접근성 기능들을 기본적으로 잘 제공하고 있는데, 안드로이드 기반 등 다른 기기들은 접근성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숙명여대와 전자신문이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스마트앱평가지수(KSAAI)는 웹발전연구소가 지난 11년 이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웹사이트와 모바일웹 등을 평가한 노하우를 집약하고, 전자신문 담당 기자들의 전문가적 식견이 반영돼 평가항목과 가중치 등이 결정됐다.
평가항목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각 금융기관이 평가결과를 잘 수용해 개선한다면, 우리나라 스마트금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자신문과 숙명여대는 향후 분기마다 지속적으로 앱을 평가해 우리나라의 스마트 비즈니스와 스마트 정부가 세계를 선도하고 개인의 생활을 스마트화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ebiztop@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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