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디어 산업과의 전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지난 2월 발표한 앱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강제 결제 등의 요건이 개발자 가이드라인에서 슬그머니 사라진 것이다. 이 사실은 9일(현지시각) 맥루머닷컴(Rumors.com)이 최초 보도했으며,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애플 대변인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2월, 신문, 잡지 등 기사 콘텐츠와 음악,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읽거나 실행하려면 반드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판매, 결제할 것과 수익의 30%를 애플이 가져간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가 자신의 단말기에서 신문, 잡지 기사를 구독해 읽거나 전자책을 읽으려면 반드시 앱스토어에서 관련 앱을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외부에서 구매한 아이폰, 아이패드용 앱으로는 콘텐츠 실행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 수준에 판매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정책에 따르지 않는 출판사와 언론사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자사 콘텐츠 앱(구독권)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었다. 이 가이드라인의 수용 만료 기한은 6월 30일이다.
이 같은 정책은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언론사와 전자책 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 왔다. 애플은 전자책 업계에 과다한 비용을 부과한다는 이유로 많은 원성을 받았다.
최근 소리소문없이 바뀐 애플 개발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잡지, 신문, 책, 오디오, 음악, 영화 등과 같은 콘텐츠는 (앱스토어) 외부에서 구매했거나 구독 가입한 것도 실행하거나 읽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아래는 바뀐 애플 개발자 가이드라인 원문이다.
11.13 Apps that link to external mechanisms for purchases or subscriptions to be used in the app, such as a “buy” button that goes to a web site to purchase a digital book, will be rejected
11.14 Apps can read or play approved content (specifically magazines, newspapers, books, audio, music, and video) that is subscribed to or purchased outside of the app, as long as there is no button or external link in the app to purchase the approved content. Apple will not receive any portion of the revenues for approved content that is subscribed to or purchased outside of the app.
애플이 2월 정책에서 한발 물러난 것은 주요 언론사와 미디어 업체들의 반발은 물론,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지방법원 등이 애플 정책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등 압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즈의 경우 애플 정책을 맹비난하며 이번주 초 애플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웹 기반 앱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웹 앱’은 app.ft.com에서 바로 액세스할 수 있으며 HTML5를 사용해 개발되었다. 이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토로라 줌 태블릿PC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모바일 앱의 기능을 그대로 복제한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언론사는 “매출을 나누는 것은 물론, 구독자는 언론사의 핵심 기반으로 구독자 데이터를 공유하고 관리 통제권을 애플이 가져간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무엇보다 가입자(구독자) 데이터는 언론사들이 매출의 기반인 광고를 유치하는 데 절대적인 자신이자 기준이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정책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미디어 판매 시 애플이 수익 30%를 가져간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다만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기사를 구독하기 위해선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구독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철회했다.
가트너의 미디어 분석가인 마이크 맥과이어는 “애플의 변화는 합리적이며 오히려 변화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아웃셀 리서치의 켄 닥터는 “애플은 2월 정책을 고수할 경우 아이패드가 전자책을 대신할 수 있는 시장 기회를 잃게 될 것을 인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기사원문
http://www.bloomberg.com/news/2011-06-09/apple-reverses-course-on-app-store-subscriptions-for-publishers.html
http://touchreviews.net/apple-inc-aapl-updates-app-store-content-subscription-rules/
http://www.reuters.com/article/2011/06/09/us-media-apple-apps-idUSTRE7586D920110609
http://news.cnet.com/8301-13506_3-20070258-17/apple-changes-course-on-in-app-subscription-policy/
http://www.ft.com/intl/cms/s/0/8b458e4a-9084-11e0-9531-00144feab49a.html?ftcamp=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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